불어오는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기 시작한 딱 작년 이맘때였다. 학교 포탈에 올라온 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이하 봉사단) 4기 단원에 최종적으로 선발되고 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학생 대표라는 직책을 갖고 있음에도 부끄럽지만, 그 전까지는 봉사가 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어렴풋이 남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보다는 더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선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나는 사람들을 정말 좋아하고, 사람들과 함께 뭔가를 하는 게 좋았다. 봉사단도 좋은 사람들이 모인 단체라는 얘기를 듣고, 학창시절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지원을 하게 된 것이었는데, 이게 나의 2012년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된 것이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찮은 계기로 학생대표를 맡게 되었고, 봉사단 선서를 대표로 하게 되었다. 봉사란 큰맘 먹고 하는 일이 아니라, 삶에서 일어나는 작은 나눔이자 그 나눔을 통해 다시 받게 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바로 그 직후였다.

 지난 1년 동안 봉사단의 이름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고, 캠퍼스 이곳저곳을 누비게 되었다. 방학마다 봉사단과 각 지역 학교와 연결되는 교육캠프를 포함해서, 학내 헌혈 캠페인, 다문화가정 봉사활동, 독거어르신 돌보기 등등 수많은 봉사활동의 기회가 지난 일 년 동안 있었다. 학생 대표였던 나는 자연스럽게 많은 활동에 참여하였다. 학생대표로서 우리 단원들에게 또는 함께 참여하는 봉사학우들에게 내가 그냥 느끼는 생각을 얘기하는 것보다 실제로 참여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더 크다고 느꼈고, 실제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봉사활동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게 내가 무언가 해 줄 수 있다는 뿌듯함도 좋지만, 더욱 좋았던 것은 역시 전국 각지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일단 고려대 여기저기 숨어 있던 끼 많은 봉사단 4기 친구 100명을 얻었고, 전국 이곳저곳에서 함께 봉사를 하게 되는 친구들도 얻었을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을 떠난 바로 그곳에서도 봉사활동의 대상이 되는 이들 마저 나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봉사단의 또 다른 좋은 점은 내가 가진 아주 작은 것을 통해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3기까지의 활동의 토대 위에 우리 4기 단원들은 많은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다. 그 결과, 4·18 정신을 새롭게 계승하여 자발적으로 참여한 ‘4·18 희망 나눔 마라톤’은 4기가 시작이 된 대표적인 봉사활동이 되었다. 또한, 4기가 활동하기 전에 기획되었던 봉사활동들도 우리만의 색깔이 입혀져 새롭게 진행되었다. 헌혈 캠페인, 소아병동, 유기동물 인식전환 캠페인 등이 바로 그런 봉사활동의 대표적인 활동이었다. 2012년의 마지막 달이 되면 이 글을 읽게 되는 여러분들은 학교 곳곳에서 이러한 우리의 활동기록을 담은 봉사단 4기 백서를 보실 수 있을 것이다. 그 기록은 우리의 흔적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남김으로써, 1년간 봉사활동에 참여한 우리 모두에게 자부심을 더해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봉사단의 활동을 이어나갈 봉사단 후배들에게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나침반이 되어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은 이제 네 돌이 막 지난 신생 단체지만, 학생들이 봉사를 통해 얻는 가치가 엄청나게 많은 것은 물론이요, 학교 안팎으로도 이 단체가 갖는 존재감과 무게감 그리고, 앞으로 할 역할은 굉장히 막중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학생들에게 봉사의 가치를 알리고, 봉사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봉사가 곧 삶임을 알려줄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봉사가 거창한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봉사란 그런 것이 아니라 단지 여러분의 왼쪽 가슴을 만졌을 때 느껴지는 그 체온과 힘찬 심장 박동을 전달하고자 하는 몸짓이라는 것임을 기억해줬으면 좋겠고, 새롭게 시작되는 5기의 2013년은 더 큰 움직임이 되어 더 큰 감동을 선사해주길 바랄 뿐이다.

이상우 사회봉사단 4기 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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