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2월 14일 발표한 간호인력개편방안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간호조무사와 간호사로 양분된 간호인력체계를 상위 단계로 진급 가능한 3단계 간호인력체계로 개편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이번 개편안에 대한 간호대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사진 | 고대신문 news@

- 이번 발표된 개편안을 어떻게 생각하나
차혁연∣“신문을 10년 본 것과 기사를 10년 쓴 것이 다르듯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관계도
다르다. 자격이 없는 비전문가가 자격을 달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비전문가가 전문가
가 되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 고령화사회에서 간호인력체계 개편이 이에 대한 대응책이 될 수 있지 않나
이선일∣“주먹구구식 해결책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4.6명으로 OECD 평균인 9.2명에 훨씬 못 미친다. 간호자격증을 따는 사람이 적지 않
은데도 왜 퇴직률이 높은 지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이런 식의 인력 충원은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다. 근본적인 처우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 높은 업무강도가 간호인력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간호조무사 인력유입 외에 현실적인 대안은
김세영∣“3교대 체제를 바꾸는 것이다. 낮밤이 바뀌는 것은 아무리 일을 해도 적응하기 힘
들다. 데이 전담, 이브닝 전담, 나이트 전담 더 나아가서는 주말 전담 간호사 채용 등 간호
인력의 파트타임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이선일∣“병원마다 최소 간호인력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 규모가 작은 병원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저렴한 간호조무사를 선호한다. 최소 간호인력지정은 간호인력난을 줄이고 환자의생명권을 보호하도록 할 것이다”
- 4년제 간호대학과 간호조무사학원은 어떤 점이 다르다고 생각하나
이선일∣“간호조무사 시험문제는 ‘어린아이의 정상적인 심박수는 무엇인가. 아스피린은 무
슨 약인가’ 하는 단답형이다. 간호대 중간고사 문제는 ‘40세의 만성신부전환자가 혈압이 이
러하고, 혈액 내의 내용이 어떤 수치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간호중재를
해야 하는가’ 등 한마디로 총체적인 간호에 대해 복합적인 사고를 요한다”
김세영∣“환자를 대하는 윤리적 측면에 있어서 간호대 학생은 인문학적인 지식에서 법 지식
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탐구하는 기회가 있다. 의사가 병을 치료하는 데 목적을 둔다면 간호
사는 환자의 정신까지 간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 간호조무사학원에서는 간호윤리보다 단순
의료지식에 더 시간을 할애한다. 또 간호대 학생에게 실습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피부로 느끼는 시간이다. 하지만 간호조무사분들은 법적으로 의료행위가 제한돼 할 수 있는 실습이 거의 없다”
- 현장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이 학교에서 4년 공부한 것과 대체될 수는 없나
차혁연∣“가벼운 업무에 있어서는 대체될 수 있겠지만 중환자 간호와 같은 경우에는 절대
대체될 수 없다. 중환자 간호에는 간호지식과 지시능력이 필요하다. 어설픈 기준으로 간호
조무사가 간호사가 될 길을 열어준다 한들 충분한 지식과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병원에
서 앞으로도 간호를 맡기지 않을텐데 의미가 있나”
김세영∣“본인의 간호단위에서 10년 이상씩 근무하신 조무사분들은 신규 간호사보다 더 많이 알고 조언해주실 때도 있다. 이런 상황이 만연하니 경력 있는 간호조무사분들이 내가 신입간호사보다 낫다고 생각할 순 있다. 하지만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것과 어깨너머로 보는 것은 다르다”
- 간호조무사가 간호사가 되는 길을 막는 것은 간호사의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비판도 있다.
박종혁∣“간호조무사가 절대 간호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간호
대학에는 진학하지 못했지만 간호조무사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렇게 사명감을 가진
분을 위해서라도 간호조무사를 도매금처리 할 것이 아니라 누구나 납득할만한 기준을 통과한 이들만 간호사가 되게 해야 한다”
- 이번 개편안에 대해 앞으로 간호대 생회의 계획은 무엇인가
박종혁∣“개편안이 국시 발표날 나온 데다 간호대 건물 준공과 이사가 겹쳐 교수님들도 학
생들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이제는 학생들 의견을 수합해서 전국간호대학연합에 참여하
는 등 단체로 학생들의 의견피력을 위해 노력해보려 한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