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멀어진 많은 대학생들은 책 읽는 ‘방법’을 알지 못해 책과 더 멀어지고 있다. 독서법은 다양하지만 독서가 부족한 대학생들에겐 자신만의 독서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독서를 즐기는 이들에게 독서법을 듣고 적용해보는 것은 책에 한 발 더 다가가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에 많은 인문학과 독서 교육을 강연하는 강건 인문학연구소장과 <가장 낮은 데서 피는 꽃>, <삼성가 여자들>등의 책을 집필한 김종원 작가를 만나 독서법과 책의 중요성에 대해 물었다.

강건 소장 인터뷰

▲ 강건 소장
-매일 하루에 한 권씩 읽을 정도로 책을 많이 읽는다고 들었다. 자신만의 책 읽기 방식이 있나
“책을 읽을 때 작가를 멘토로 생각하고 그 분의 경험을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로 읽어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을 때 비판적으로 읽지만 사실 작가는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30년 이상의 시간동안 공부하고 인생의 경험을 쌓아요. ‘책 한권을 읽으면 30년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말처럼 작가의 학문적 깊이를 너무 쉽게 자신의 잣대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책을 통한 간접적인 경험으로 더 깊은 사고가 가능해지고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죠”   

-독서 강연을 할 때 청중에게 어떤 독서법을 권하나
“‘T자형 독서’를 추천해요. T자형 독서법은 먼저 다양한 분야의 많은 책을 읽고(T자의 가로 획) 자신에게 맞는 분야의 책을 만났을 때 그 분야를 깊게 파는(T자의 세로획) 방법이에요. 이 방법은 20대에게 더 적합해요. 20대는 자신의 인생에서 뭐가 중요한지,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 잘 모른 채 방황할 수 있어요. 처음부터 한 분야만 읽는 편협된 독서는 오히려 자신의 틀에 더 깊게 갇히게 만들어요. 따라서 다방면의 책을 쭉 읽어서 시야를 넓혀야 해요. 다양한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아 깊게 공부하다 보면 인생의 길을 볼 수 있어요”

-어떤 분야의 책을 깊게 읽고 있나
“‘철학고전’과 ‘위인전’을 선호해요. 고전은 강력한 창조성을 이끌 수 있고 위인전은 위대한 비전을 갖게 하죠. 철학고전은 천재적인 사상가들이 쓴 책이기 때문에 교수들도 읽을 때 힘들어해요. 하지만 ‘평범한 책을 읽으면 평범한 생각을 하고 위대한 책을 읽으면 위대한 생각을 한다’는 말이 있듯이 고민하고 읽다보면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놀라운 것들을 생각하게 되요. 위인전을 통해서는 성공한 사람들과 자신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어요. 그 사이를 좁혀 나가는 게 세계적인 인물로 점점 나아가는 방법이 되죠”

-어떠한 이유에서 독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요즘 대학생은 게임, 영화, TV를 통해 즉흥적인 쾌감을 즐기면서 점점 활자매체를 멀리해요. 하지만 책을 읽으면 지혜가 생겨 사람을 이끌 수 있는 힘을 가진 리더가 될 수 있어요. 따라서 시간이 갈수록 독서 인구는 감소하겠지만 오히려 독서하는 사람들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어요. 한 방송국에서 생방송으로 강연을 한 일화가 기억나요.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출연진과 스텝 모두 1분1초도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어요. 그 때 ‘방송국에서는 정말 시간을 황금같이 쓰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대학생들도 인생을 생방송에 출현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고 독서할 시간이 생길 겁니다”

김종원 작가 인터뷰

▲ 김종원 작가
-책과 멀어진 최근의 대학생들은 어떠한 독서법이 필요한가
“가장 필요한 독서법은 책에 흥미를 갖는 것예요. 많은 사람들은 ‘읽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서 유명한 인문 고전 책을 사요. 당연히 안 읽죠. 우선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보다 정말 눈길이 가는 책을 발견하는 게 중요해요. 흥미로운 책을 발견하면 그 책을 사서 읽되 가장 흥미로운 부분에서 멈춰 다음날 아침까지 덮어놔요. 음식에 비유하자면 피자를 시켜놓고 먹고 싶어도 다음 날 아침까지 참아 보는 거죠. 아침까지 책의 내용이 정말 궁금해지면 ‘나도 책을 생각하고 책이 기다려지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거예요.

책에 관심이 생긴 후엔 고전 같은 어려운 책보다 쉽게 읽히는 책을 읽어 보세요. 처음에 쉬운 책을 통해 눈을 넓히고 난 뒤 고전과 같은 책을 읽으면 책을 고르는 자신만의 안목이 생겨요”

-특별한 독서법을 가진 사람을 본 적 있나
“<삼성가 여자들>을 집필하면서 삼성가 임원을 만난 적 있어요. 1년에 책을 100권정도 읽는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그렇게 많은 책을 읽냐고 물으니 자기가 다니는 동선마다 책을 놓는다고 했어요. 심지어 인터뷰를 할 때 노트북을 키는 순간에도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었어요”

-대학생들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책의 목차를 보면 책의 전체적인 기획의도가 보여요. 책을 안 읽은 사람은 목차가 없는 책에 비유될 수 있어요. 인생에 대한 철학, 살아온 길, 앞으로의 방향이 없는 사람과 마찬가지기 때문이에요. 한 통계자료를 보니 대학생은 하루 평균 TV를 3시간 6분, 스마트폰을 1시간 56분한다고 해요. 5시간 동안 쓸데없는 일에 시간 낭비를 하는 거예요.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고 하지만 그것을 통해서 삶이 달라졌을까요. 그 시간에 책을 읽으면 자신의 성장에 투자하는 시간이 쌓여 ‘독서 효과’를 맛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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