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는 면 요리다. 소스로 어떤 맛을 내더라도 면이 가장 기본이라는 뜻이다. 무르무르 드 구스토는 바로 그 기본기인 면이 탄탄한 곳이다.

6년째 요식업에 종사했다는 무르무르 드 구스토(Murmur de Gusto)의 박현민(남·31) 사장은 “면은 살아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파스타의 식감과 맛 모두가 살아 숨쉬어야한다는 의미다. 면은 씹는 촉감이 느껴지는 정도인 알덴테(al dente)로 삶아 너무 부드럽거나 물컹거리지 않는다. 알덴테란 ‘to the teeth’, 즉, ‘치아로’라는 뜻으로, 파스타와 채소 등에서 씹는 맛을 살려 삶는 이탈리아식 조리법이다.
무르무르 드 구스토는 재료의 식감을 충분히 표현한다. 버섯이나 야채 등의 식재료는 이틀에 한 번 경동시장에서 구매해 신선도를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목살 등 고기류는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공수한다. 또, 불맛을 내는 중식의 조리법으로 재료를 볶아 본연의 맛을 살린다.
소스는 감칠맛을 살리기 위해 닭, 야채, 홍합 등으로 낸 육수로 만든다. 크림소스는 박현민 사장운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박 사장은 “우유에 생크림 넣고 빨리 만드는 것은 집에서도 만들 수 있다”며 “업그레이드 된 맛을 더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이 추천한 ‘쉬림프 크림 파스타’는 묽지 않고 진한 소스로, 면을 타고 흘러내리지 않는 다소 둔탁한 느낌이다. 우유와 생크림만을 넣고 간단히 조리하는 햐안 소스에 비해 그 색이 진하다. 허브로 향을 가미해 고소하고 향긋한 크림이 코를 한 번 스치고 난 후 입안에 부드러움이 맴돈다. 크림소스 마니아라면 좋아할 법하다.
봄의 새로운 메뉴인 베이컨 머쉬룸 파스타는 이름에 걸맞게 오일 소스에 빠진 베이컨과 버섯이 굵직한 딸리아뗄레 면을 감싼다. 봄의 새로운 메뉴인만큼 연근, 쥬키니 호박, 브로콜리로 싱그러움을 담아내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버섯은 살짝 익힌 소고기 마냥 한 입 베어 물면 육즙이 쏟아지고, 연근은 살짝 데쳐 아삭함을 살렸다. 해산물 파스타에 들어가는 새우와 조갯살은 터프한 식감을 자랑한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찾는 데 있어서 분위기는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처음 무르무르 드 구스토가 문을 열었을 때,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분위기가 안암스럽지 않다’는 평이 많았다. 현대적이고 밝은 분위기가 학생들에게 신선하게 여겨졌다. 흑백 톤의 인테리어는 모던한 매력을 발산하고 낮에는 통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햇빛으로 청량한 느낌을, 저녁엔 주황빛 조명의 아늑한 느낌을 준다. 박현민 사장은 “분위기와 서비스, 맛이 어우러져 손님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맛을 속삭이다’라는 그 이름처럼, 따뜻한 파스타 한 그릇과 함께 소중한 사람과 봄을 속삭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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