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은 557돌을 맞는 한글날이다. 공휴일에서 제외된지 10년이 지났다고 해서 한글 창제의 깊은 의미가 퇴색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한글은 지난 1997년에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만큼 역사 ·문화 ·과학적인 자산이다. 그리고, 한글이 갖는 논리성과 표현력, 그리고 그 어감(語感), 정감(情感), 음감(音感)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언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글이 처한 현실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문화의 중심은 음성과 문자 등의 단일한 도구에서 영상이라는 다매체 도구로 옮아가고, 인터넷의 발달과 휴대폰의 문자메세지 사용이 폭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이모티콘, 외계어, 인터넷어 등이 남발하고, 언어축약의 심화로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단어가 늘어나고 있다.

근래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을 지켜보면 통탄하다 못해 두렵기까지 하다. 이러한 습관이 대학에 들어와서도 쉽게 개선시키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영어공용화’와 ‘한자혼용’에 대한 뜨거운 논란속에서도 젊은 세대가 보여주는 어휘력· 독해력 부족과 작문능력의 하락은 심각한 지경이다.

이미 방송 연예프로그램의 언어순화 문제는 고질적인 방송병이 되었고, 신문지면상에서도 과격하고 폭력적인 언어사용을 쉽게 경험 할 수 있다.

이처럼 한글이 처한 위기를 인식한다면 557돌을 맞는 한글날을 예년처럼 몇 차례적인 전시적인 행사로 마칠 수는 없을 것이다. 개개인 모두가 자신의 언어습관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이 바로 한글을 오염시키는 또 다른 주범은 아닌지 반성하고, 한글을 바로쓰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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