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전형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학교, 지역마다 학생 수준차이가 큰데 동일한 내신을 같게 바라보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지역별·학교별 수준 차이는 다소 크다. 심지어 서울의 자치구 내에도 차이가 크다. 2015년 서울 자치구별 수능 평균 점수(국어·영어·수학 표준점수합)에 따르면 상위 3개구(강남:330.8, 서초:326.8, 양천:317.5)와 하위 3개구(금천:275.6, 중랑:283.6, 구로:286.3)가 4~50점 대 차이를 나타낸다. 이때 대학에서 내신 1.5등급을 받은 두 학생에 대해 동일하게 평가하는 것이 올바른가? 집단의 수준이 다른 데 이를 같게 바라보겠다는 것은 공정한 것이 아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교육 3不 정책으로 고교 등급제를 도입하지 못한다. 물론, 표준편차를 반영하는 Z점수가 이 문제를 어느 정도 보완해준다는 평가가 있고 일부 효과는 있으나 공정한 입시라는 요구에 부응하기에는 부족하다. 둘째, 내신과 수능 중 무엇이 학생의 사고력을 평가하기 좋은 시험인가? 물론 이 부분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고 과목마다 성격이 다른 면이 있다. 그래서 내신 문제와 수능 문제 패턴의 차이가 큰 국어와 영어를 예로 들겠다. 독자들도 알다시피 내신 국어와 영어는 외부 지문 문제를 제외하고 ‘시험 범위를 누가 더 많이 암기하고 서술형 대비를 누가 열심히 했는가?’의 싸움이다. 하지만 수능은 어떤가? 물론 수능도 오래된 시험이기에 유형화된 부분을 암기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킬러 문제를 접근하기 위해선 사고력을 토대로 공부한 유형을 종합적으로 적용할 능력이 필요하다. 내신보단 수능이 평가에 있어 우위에 있는 시험이라 생각한다. 셋째, 수시 전형이 사교육비 절감에 기여했는가? 아니다.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12년(수시 비율:63%)부터 2017년(수시 비율:74%)까지 수시 비율이 올라갈수록 사교육비가 오히려 올라갔다. 특히 최근 3년간 고등학생 사교육비는 월평균 23만6000원에서 28만4000원까지 올랐다. 이는 수능이 사교육비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오히려 수능에 비해 정량화되지 않은 내신 사교육과 비교과·자기소개서 사교육이 더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세 가지 논점 외에도 정시 전형을 확대해야 할 이유는 더 많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께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며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교육 부분에서 말씀하신 부분을 이루려면 대학 입시를 수시 전형으로 치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취약지역에 더 좋은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서울 강서고와 같은 우수한 일반고를 많이 육성해 기회의 평등을 확보해야 하며, 입시는 정시 전형으로 치러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장은성 (보과대 바이오의과학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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