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뮤지션 비프리(B-Free)의 2집 앨범 <희망>에 수록된 ‘Anything(비프리·김박첼라 작사, 김박첼라 작곡)’은 방황하는 청춘들을 향한 위로의 곡이다. 배경에 깔린 잔잔한 어쿠스틱 사운드가 조성하는 따뜻한 위로의 공간에서, 비프리는 특유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언어로 듣는 이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입시에 실패한 수험생,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 등 우리 주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환기한 후, “정말 힘든 이 순간 지금이 너를 빛나게 해줄 보석과 금”이라는, 투박하면서도 진정어린 수사로 위로를 건넨다.

  고조된 정서는 “기억해 너는 혼자가 아니니까, 난 믿어 너는 할 수 있으니까”라는 응원으로 마무리된다. 이를 청각적으로 전달하는 비프리의 랩 퍼포먼스도 매력적이다. 귀를 자극하는 화려한 테크닉과 번뜩이는 펀치라인은 없지만, 담백한 랩은 꾸밈없고 진솔한 가사와 어울려 곡이 전달하는 위로의 진정성과 설득력을 한층 더 강화한다.

  후렴을 이끌어가는 김박첼라의 보컬도 인상적이다. 감미로운 멜로디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벌스 사이를 빈틈없이 메워 곡의 완성도를 높인다. 그리고 수차례 반복되는 “You can do anything”이란 짧고 단순한 구절은, 앞서 나타난 위로와 응원들을 집약해 ‘희망’이라는 분명한 주제의식을 드러낸다.

  별반 화려하거나 세련된 요소는 없지만, 이 곡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며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그 속에 자리한 ‘진심’의 힘이 아닐까. 가끔 현실이 버겁게 느껴지더라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함께 아픔을 나누고 내일을 이야기할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으니.

 

박진웅 queb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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