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술계 전반에 걸쳐 예술가의 도덕성에 대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성추행, 성폭행 사례들이며 이 밖의 일 들은 여전히 암암리에 일어나고 있다. ‘미투 운동’ 덕분에 예술계의 성추행, 성폭행에 대한 내용이 이제야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이는 정말 빙산의 일각이다.

  많은 이들이 매스컴에 나오는 영화감독의 성폭행 사례, 연극 감독의 성희롱, 성추행 사례들을 접한 후 예술계의 성 관련 사건에만 이목이 쏠려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다른 비도덕적인 문제들에 대해선 방치하는 꼴이 되고 만다. 그 때문에 이제는 예술가들의 도덕성, 그리고 그들에게 들이미는 도덕적 잣대에 대하여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로는 예술가들의 마약 흡입, 불법주사 행위 등이다. 환각제 성분의 마약을 흡입하거나 주사함으로써 상상을 촉진, 증폭하고 창작에 도움을 얻는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다른 사례로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느껴보고자 만취 상태에서 운전했던 소설 작가가 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가 넓어지고 상상력이 증대되었다고 주장한다.

  ‘엄연히 불법행위인 마약 사용, 음주 운전을 어찌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그들의 예술관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인가’는 예술가 집단의 폐쇄성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직군의 집단들과는 달리 예술계는 유입이 매우 적은 폐쇄적인 집단이다. 그 때문에 그들 스스로가 공동체의 존속을 영위해야 하므로 팔이 안으로 굽는 경향 또한 존재한다.

  이렇게 베일에 싸여있고 감춰져 있다는 점 때문에 일반인에게 예술가 집단은 다소 성역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들 또한 ‘작품의 창작을 위한’ 활동처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선으로 그들의 문제를 바라보니 자연스레 남들보다 덜 엄격하고 완화된 도덕적 잣대로 그 문제들을 평가하게 된다.

  하지만 과연 도덕적 잣대에 엄격함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을까? 도덕적, 윤리적 잣대는 모든 사회구성원이 인정하고 지켜야만 하는 일에 대한 내용이다. 같은 사회 구성원인 예술가가 여기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엄격한 도덕적 잣대는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그들이 도덕적 잣대를 희미하게 만드는 것일 뿐이다. 도덕적 잣대는 있는 그대로 존재하여야 하며 절대로 이에 덧칠하거나 파괴하고, 혹은 창작할 수는 없는 법이다.

 

신충현(보과대 바이오의과학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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