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에겐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픈 마음은 누구나 느껴본 감정일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상대방은 저렇게나 완벽해 보이는데, 섣불리 다가갔다가 나의 단점을 들켜버리진 않을까.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내 진짜 모습을 알고 상대방이 실망할까, 다가서길 망설이곤 한다.

  2017년 발매된 정세운의 1집 <EVER>의 ‘괜찮다면(정세운, 브라더수 작사·작곡)’은 이런 걱정스런 마음을 조심스레 고백하면서도 당신의 곁에 있겠다고 노래한다. 있는 그대로의 진심을 담아낸 가사는 정세운과 브라더수의 따뜻한 음색과 함께 어우러진다. “넌 내가 좋다 하지만 알고 보니 확 깨면 어떡해” 자신의 부끄러운 단점을 조심스레 나열하는 도입부는 듣는 이를 미소 짓게 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무서운 것을 못 보고, 어설픈 젓가락질을 하는 정도는 너무나도 사소해서, 귀여워 보이기까지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노래의 주인공은 “괜찮다면 이런 나도 좋다면” 계속 옆에서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작은 것에도 걱정하며 잘 보이려 하는 풋풋한 모습은 사랑을 시작하던 우리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우리 모두는 어차피 완벽할 수 없고, 한없이 완벽해 보이는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가갈 때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시작할 때도 그렇다. 내가 걱정하던 많은 단점은 알고 보면 아주 작은 부분일 때가 많다. 지레 겁먹고 물러서기 보다는 일도, 관계도 일단은 시작해보는 게 답일 수도 있다.

 

글|박연진 기자 os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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