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봄이다. 괜히 간질간질한 가사를 가진 노래를 찾아 들어보고 싶다. 벚꽃, 새 학기 등 싱숭생숭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참 많다. 그중 초록빛깔로 가득한 봄기운 사이 흰색 나비가 보인다. 나비는 왜인지 특별한 무언가 같다.

  2018년 발매된 비투비의 앨범 <HOUR MOMENT>에 수록돼있는 나비 (정일훈 외 작사·작곡)’는 나에게 잠시 앉아 쉬었던, 혹시 또다시 나를 찾을 수도 있는 나비를 떠올리는 노래다. “어쩜 너 꽃을 찾아서 언제든 떠나도 이상하지 않아. 그저 나에게 날아와 주면 내 모든 사랑을 줄 텐데.” 계속해서 내비치는 감정은 열망이나 간절함과 거리가 있다. 속으로만 나비를 원하고 있을 뿐, 겉으로는 봄바람이 불면 흔들리는 꽃처럼 일종의 기다림을 보여줄 뿐이다.

  오직 기타의 잔잔한 선율 위에서 모든 가사를 읊조리는 나비는 랩과 보컬의 자연스러운 조화라는 비투비의 특색을 잘 보여준다. 특히 보컬에서 랩으로 넘어가는 부분에서는 나비에게 머뭇거리다 속삭이며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준다. 덕분에 나비에 대한 조심스러운 마음이 나지막이 드러난다. 36초간의 조심스러움은 자칫 성급하게 다가간다면 날아가 버릴 수도 있는 나비를 놀라게 하지 않으려 애쓴다.

  “넌 아주 예쁜 나비같이 커다란 마음에 잠시 앉아 쉬었지. 어디로 사라질 건지도 몰라 소중한 너와의 하루를 그리며.” 당신도 한 마리의 나비가 떠오른다면, 함께하는 소중한 봄을 그리며 다가가 보자. 너무 빠르면 안 된다. 천천히, 나비가 놀라 날아가지 않을 정도로.

 

권병유 기자 uni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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