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 , 자신의 나뭇잎, 열매, 가지, 몸통까지 모두 내어준 나무는 다 늙어버린 아이에게 그루터기에라도 앉아 쉬라고 한다. “미안하다며 연신 사과하는 그녀의 모습 은 더 내어줄 것이 없어 못내 아쉬운 모양이다.

  2016년 발매된 다비치의 앨범 <50 × HALF>에 수록된 노래 받는 사랑이 주는 사랑에게는 미안해하는 나무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피아노와 스트링, 그리고 클래식 기타 소리가 어우러진 선율로 노래가 막을 열면, 다비치의 담담한 목소리가 조심스레 흐른다. “비도 날카로운 햇살도 그대 우거진 사랑 아래 피했죠. 꼿꼿이 선 채로 언제나 날 지켜주죠, 미안하게.” 이 가사는 듣는 이만의 나무를 떠올리게 한다. 나만의 나무를 떠올리며 노래를 듣다보면 이제는 그 나무에게 흔들려도 된다며, 나에게 기대라고 할 때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모두에겐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 ‘나 말고 너 먼저 좀 챙겨라는 짜증 섞인 말은 고마움과 미안함을 한껏 담은 서투른 걱정이다. 좀 흔들리면 어떠한가. 그 마음만 영원하다면, 그냥 뭐, 그 무거운 잎들은 바람에게 줘버리면 그만일 텐데.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그루터기까지 내어주면서도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꼿꼿이 서 편한 자리를 마련해줬다. 수많은 사랑으로 엮인 관계 속에는 언제나 희생과 배려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 짐 내려놓으라고. 함께 지고 가자고.

 

김예진 기자 sier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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