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LA 다저스 소속 류현진 선수의 활약이 매일 화제다. 지난 513(한국시간) 미국 어머니의 날에 보여준 그의 경기력은 그 중 압권이었다. 7회까지 안타를 한 개도 맞지 않는 압도적인 투구라니, ‘Korean Monster’의 화려한 비상이다. 그리고 맞이한 8, 류현진 선수가 마운드에 오르자 카메라는 관중석에 앉아있는 그의 어머니를 비췄다. 두 손을 꼭 모으고 아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모습, 안타를 맞자 가장 먼저 일어나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모습. 몇 분도 되지 않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중계를 시청한 모든 이들은 어머니의 날에 부모님의 사랑을 누구보다 깊게 느꼈을 테다.

  중계가 끝난 후 문득 지난 어버이날을 떠올렸다. 모두 잠든 새벽, 바쁘다는 핑계로 뒤늦게 기념일을 깨달아 식탁 위에 올려둔 꽃 한 송이가 부모님을 사랑하고 기념일을 기억하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달력을 펼쳤다. 부부의 날, 입양의 날, 성년의 날... 어버이날 외에도 가정의 달’ 5월에는 수많은 기념일이 있다. 항상 보는 달력이지만, 매일 확인하는 날짜와 요일 사이에는 처음 보는 기념일이 한가득하다.

  우리나라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념일이 50개이고, 그 외에도 각종개별법에서 정하는 기념일을 합치면 100개에 육박한다. 하지만 몇몇을 제외하면 사람들이 기억하는 날은 많지 않다. 국가에서 지정한 날이지만 무슨 날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기념뜻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을 오래도록 잊지 않고 마음속에 간직한다는 말이라는데, 과연 몇 개의 날을 간직하고 있을까. 그래도 알려지지 않은 교내 여러 일들을 기록하고, 또 취재해 그 을 알려야 하는 기자인데 말이다.

  기사를 쓰고자 아이템을 선정하고 그 기획의 시의성을 보여주기 위해 몰랐던 기념일을 찾아 엮고는 한다. 기념일을 기억하는 날이 아니라 보여주는 날로 여겼던 모양이다. 기념일이 되면 관련 기관에서는 사람을 모으고, 행사를 연다. 돌아오는 기념일에는 관련 행사장의 문이라도 두드려 그 의미를 찾아보려한다. 그래도 기억하고 알리는, 기자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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