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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홍콩시민과 한국인의 시대적 사명
[기고] 홍콩시민과 한국인의 시대적 사명
  • 고대신문
  • 승인 2019.09.2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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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형강원대 명예교수교우·사학과 59학번
조인형 강원대 명예교수
교우·사학과 59학번

  시대마다 시대정신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임진왜란 때는 의병을 일으켜 침략한 왜구를 격퇴하는 것이 시대정신이었다. 일제시대에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이 시대정신이었다. 19506·25전쟁 때는 남침한 북한 공산군을 격퇴하고 짓밟힌 국토를 회복하여 무너진 국가를 재건하는 것이 시대정신이었다.

  서양사회의 경우, 중세시대에는 장원에서 영주의 통제하에 살던 농노들이 영주의 절대권역으로부터 탈출하여 도시에서 근대적인 자유로운 시민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시대정신이었다. 한편 서양 중세 말기 혼란기를 틈타 대두한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으로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군주들이 왕권신수설을 내걸며, 절대주의를 주장하던 시대에는 청교도혁명(1642), 미국독립혁명(1776), 프랑스혁명(1789) 등 시민혁명이라는 시민주권의 신장을 통해서 국민주권을 회복하려는 것이 시대정신이었다. 1·2차 세계대전 때에는 독일을 중심으로 전쟁을 일으킨 동맹국들에 대해서 연합국들이 단결하여 전범국가들을 응징하는 것이 시대정신이었다.

  오늘날의 세계적인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들에서 들풀처럼 번져나가던 마르크스주의의 독선을 억제하고 성장과 분배를 조화롭게 형성해 나감으로써, 빈부격차를 줄여 노사 공존의 시대를 만들어 가는 동시에 인간이 천부적으로 누려야 할 기본적 자유와 민주, 그리고 인권이 보장되는 성숙한 시민사회를 이룩해 나가는 것이다.

  뼈 빠지게 일해도 다 같이 빈곤해지는 마르크스주의의 실험시대는 이미 지났다. 세계는 획일적 국가사회주의나 공산주의사회가 이상사회가 아니고, 자연법적 시장경제와 시민 참여적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국민들에게 최대의 자유와 행복권을 보장해 주는 자율적 시민사회로 가고 있다.

  국가가 주도하여 모든 것을 획일화하려는 사고는 전근대적 발상이다. 인류역사는 사상의 다양성, 문화의 다양성을 상호 인정하면서 시민들이 참정권을 행사하는 국민주권시대로 가고 있다. 그럼에도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아직까지도 중국과 북한에서 군림하고 있다.

  오늘날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민들의 시위는 송환법에서 비롯되었지만, 근본적으로는 홍콩시민들이 중국의 공산체제 속으로 들어가기를 원치 않는다는 데 있다. 서구의 영향을 받아 민주주의를 경험한 홍콩시민들로서는 인간의 기본적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의 체제를 결코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한 대한민국은 홍콩처럼 서구 민주주의를 경험한 나라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은 아직까지도 공산주의 체제를 최고의 정치체제로 고집하고 있다. 인류가 지향하고 있는 흐름은 다양한 정당 중에서 국민이 지지하는 정당이 그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이다. 공산당만이 마르고 닳도록 국가의 주권을 독식하려는 것은 시대적 착오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화시대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국민들에게 천부적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노동자 중심의 프롤레타리아혁명만이 최고의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니고 국가 안에 살고 있는 모든 계층의 능력을 인정해 주면서 공존·공영하는 만인 공존시대로 가고 있다. 지식인은 지식인대로,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기업인은 기업인대로, 모든 만민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조화와 균형 속에서 성숙한 민주사회를 이룩해 나가는 것이 오늘날 역사의방향이다.

  이런 역사의 흐름을 무시하고, 끝까지 프롤레타리아혁명만이 유일한 이상사회 건설의 방향이라고 고집한다면, 그것은 시대착오적 사고이다. 이제 가슴을 열고 모든 사람들이 자기 달란트의 사명을 다 하는 길이 다 같이 잘 살 사는 길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해 온 홍콩시민들과 한국인들이 이 발전적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저항정신을 가지고 선한 싸움을 해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뿐만 아니라, 이런 발전적 미래지향적 체제의 공유를 이룩하도록 시대적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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