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 한 남성이 라면을 먹는 유튜브 영상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영상 속 남성은 , 아잇하는 소리를 내며 이마를 치고, 라면을 집은 젓가락을 내던지기도 한다. 힘겹게 라면을 입에 넣은 뒤에는 여러분은 편하게 먹는 거 감사해야 해라고 말한다. 이 영상의 주인공은 유튜버 아임뚜렛이다. 그는 틱장애를 극복하는 콘텐츠로 인기를 끌었다. 같은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틱장애에도 밝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 힘을 얻었다.

 하지만 이달 초에 그의 틱장애가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를 응원하던 사람들은 크게 분노했다. 유튜브 영상을 모두 비공개로 바꾸고 반성하나 싶더니 얼마 안 가 그는 채널명을 젠이뚜로 바꾸고 유튜브 프로필에 자신의 분장 코스프레 사진을 올렸다. 그러고는 자신이 왜 계속 유튜브를 하는지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특징과 삶을 닮은 12명의 캐릭터가 나오는 시트콤을 제작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고, 아임뚜렛과 젠이뚜는 그중 두 명의 캐릭터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이 캐릭터들이 대중들에게 사랑받을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틱장애를 소재로 한 드라마의 감독으로 보이고 싶나 보다. 만약 이 유튜브 콘텐츠가 그의 말대로 기획된 것이라면 논란이 되기 전까지는 꽤 성공적이었다. 비슷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소재를 잘 골랐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관대한 사람들의 심리도 잘 이용했다.

 하지만 감독이 되기엔 늦었다. 용기를 얻었던 장애인과 그의 가족은 더 큰 상처를 입었다. 다른 장애인 유튜버들은 그들의 장애를 의심받고, 아픔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가짜인 것을 알리고 속이는 것과 숨기고 속이는 것은 다르다. 전자는 연기고 후자는 기만이다. 의심을 받기 전에 밝히는 것과 의심을 받은 후에 밝히는 것 역시 다르다. 전자는 기획이고 후자는 변명이다.

 정말 드라마 감독이 되고 싶은 거라면 기만과 변명은 이쯤에서 끝내고 더 나은 기획과 연기로 100년 후에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아임뚜렛, 아니, 홍정오씨.

 

이지원 미디어부장 e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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