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Japan’이 여기저기서 들린 지 어느새 6개월이 흘렀다. 두드러진 성과로는 그동안 국제 분업체계로 일본에 의존했던 반도체 자재는 수입원 다변화나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것, 그리고 유니클로의 국내 매출은 크게 급감한 반면 탑텐 등의 국내 의류업체들은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는 정도이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전체적으로 일본에게 어떤 영향을 줬을까? 일본의 기업이나 제품이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일본 전자산업의 핵심 기업인의 소니 브랜드는 여전히 잘 팔리고, 일본산 담배 불매의 공백은 자국 내에서 메꾸어버렸다. 유니클로조차 해외시장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불매운동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원상태로 돌릴 수는 없었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조치가 불매운동을 촉발시켰지만,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조치의 재고는 국내 기술역량이나 국제정치가 끌어내지 않았을까?

 201910, 서울 명동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의 방문객 중 내국인 비율은 전체의 40%정도였다. 4개월 뒤인 20201월에는 이 매장에 내국인 방문객은 감소해 1~2명 정도의 소수만이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했다. 이들은 불매운동에 대한 의사를 묻는 설문에 대한 응답을 회피했다. 매장 앞을 지나던 행인도 불매운동 동참이 아닌 구매습관 때문에 유니클로 제품을 사지 않았다고 답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25% 감소했지만 그래도 다녀간 한국인이 558만 명으로 여전히 많았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후 곧바로 일제를 불매하겠다고 사람들은 나섰다. 그러니 불매운동의 효용성이나 뉴스의 확대 해석을 따질 여지는 없었다.

 지금이라도 차분하게 대세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렸던 것은 아닌지. 새해를 맞이해 책상 앞을 아마존재팬에서 구매한 죠가쓰카자리 시메나와(일본 신년 맞이 대문 장식)’로 장식해본다. ‘No Japan’이라고 해도 일제를 살지 말지, 그리고 일본에 갈지 말지는 개인의 자유 아닐까?

 

두경빈 기자 hayabusa@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