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895호는 한국 사회의 과도기 일면을 담고 있다. 이전부터 뿌리 뽑지 못한 디지털 성범죄가 n번방이라는 거대 범죄 카르텔로 곪아 터졌다. 70년간 묵혀온 민간인 대학살은 더 늦기 전에 그 먼지 덮인 상처를 치료해야 한다. 이 둘은 다른 성격의 기사인 것 같으면서 관통하는 시사점을 준다. 본교 직원 개인정보 유용 후속 보도 또한 이와 뜻을 함께함으로써 고대신문이 지켜보기의 언론 기능을 충실히 다 하고 있다고 본다.

 보도면에서 특히 후속성이 두드러졌다.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학교와 학생들의 모습, 그리고 온라인 도서관에 대한 정보성 기사와 함께 온라인 교육 관련 논점을 제시하는 기사가 담겨 다각도로 코로나 사태를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기사를 지난 호 한정 일회성으로 싣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슈로 지속하여 다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회면도 이 기조를 이어간다. 성범죄의 근본적 해결을 요구하는 국민들과 과거사위 종료 10년 후에도 진전없는 2차 과거사위 추진 문제는 식어버린 관심으로 흐지부지되는 사안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고대신문 독자위원으로 활동한 것이 거의 반년 전 일이 되었다. 그새 고대신문도 곳곳이 조금씩 변한 것 같다. 적절한 인포그래픽과 시원시원한 자료사진 첨부가 흡입력 있는 신문을 만들었다. 신문 한 호를 관통하는 탄탄한 내용 줄기도 그다음 면으로 손이 가게 한다. 하지만 아직 아쉬운 점도 남아있다. 1면의 디지털 성범죄 헤드라인과 사회적 거리 두기 관련 사진이 한눈에 매치되지 않는다. 신문 첫 번째 장이 주는 인상에 통일성이 실려야 해당 호의 완결성이 돋보인다고 본다. 그럼에도 기사 하나하나, 배치 하나하나에 고대신문 기자들이 얼마나 애썼을지,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다.

 사회, 인간, 동물, 식물이 잘 성장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지켜보는 것이다. 변화 과정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피드백과 수정을 반복해가며 올곧은 성장을 도와야 한다. 고대신문을 읽고란도 고대신문을 지켜보는 창구로서 연재면에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독자와 국민으로서, 고대신문은 학내언론으로서 끝까지 주변을 지켜보며 지지와 응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김선민(미디어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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