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정확히, 가려지지 않았다. 안암역 근처를 거닐다 고대병원 앞 시위 현장을 본 적이 있다. 자극적인 문구의 현수막들이 눈에 띄었다. 시위의 이유가 궁금해 포털에 ‘고대병원’, ‘의료사고’ 등을 검색했다. 관련 기사는 없었다. 고대신문은 텐트 농성을 이어가는 장애인단체의 이야기와 고대병원 측의 입장을 고르게 담았다. 장애인단체 측과 병원 측의 입장만 주고받는 상황이라는 점은 아쉽다. 그러나 팔로우 업 체크가 안 되지는 않을까 우려할 필요는 없었다. 바로 오른편에, 국문과 교수 연구비 허위청구 혐의 재판 관련 기사가 있었다. 고대신문의 끈질긴 취재력을 보여주는 증거와도 같았다. 의견의 충돌만 다루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의료 사고 의혹도 끝까지 파헤쳐 언젠가는 그 마무리를 보여 주리라 기대한다.

  진실은 담담하게, 치우치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관련 취재에서 특히 돋보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화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짚었다. 사태 속 핵심 인물들의 이야기를 빠짐없이 다뤘다. 사안을 확장했고, 다양한 시각으로 청년들의 분노를 차근차근 짚어나갔다. 단순히 취업준비생부터 비정규직, 정규직의 구분을 넘었다. ‘형평성’의 기준을 능력과 성취의 정도로 볼 것이냐, 노동의 무게로 볼 것이냐, 경험과 숙련도로 볼 것이냐에 따라 사안이 달라진다는 점도 간과하지 않았다. ‘정규직화’ 정책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상반된 의견도 고스란히 담았다. 세상에 틀린 생각은 없다. 앞으로도 고대신문이 넓은 시각에서 불편부당(不偏不黨)의 태도를 유지해주길 바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캠퍼스에서 학생의 힘으로 언론의 역할을 해내기 쉽지 않은 요즘이다. 학생사회가 함께 돌아봐야 하는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데 말이다. 1904호는 코로나19 속에서 고대신문이 본연의 역할을 어떻게 해나가고 있는지 보여준 결과물인 듯하다. 등록금은 반환될 수 있을지 끝까지 지켜봤다. 방역수칙을 어기는 단체는 없었는지, 징계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짚어봤다. 기숙사 입사 비용이 높게 책정된 점을 꼬집었다. 전염병에 가려진 다른 사회 이슈들이 있다면 다시금 끄집어냈다. 어려운 시국 속에서도 나름의 문화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찾아내 담았다.

  늘 해 왔던 대로, 이번에도 그런 것처럼, 진실의 힘을 지켜나가 줬으면 한다. 정확하고 담담하게 말이다.

신정원 KUTV 보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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