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 사진을 보며 올 한 해 몸과 마음이 멀어진 안암골과 편집국의 추억이 떠올랐다. 작년 취재부 기자 시절, 편집국장은 끊임없이 독자에게 읽히는 신문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했다. 지금 고대신문은 독자의 공감대를 반영한 소재를 훌륭히 담고 있다고 감히 말해본다.

  먼저 박성민 최고위원의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학교 커뮤니티, 뉴스에서 관심을 받는 박 최고위원을 빠르게 섭외해, 학보사의 시선에서 학생 독자의 궁금증을 풀었다. 같은 재학생 신분의 독자가 궁금해할 소소한 대학 생활, 학업 병행의 어려움, 커뮤니티 관련 질문을 초반에 다루면서 동시에, 청년을 대표하는 자리의 책임도 날카롭게 물었다. 다만 조금은 무게가 실렸으면 했던 후반 청년 문제, 젠더 문제, 계획 등의 답변은 다소 깊이가 얕아 박 최고위원의 가치관을 엿보거나 그를 깊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도시·야생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주제로 한 특집 또한 알찼다. 혐오와 애정의 대상인 비둘기와 고양이를 함께 다뤄 인간에게 있어 동물의 존재를 재고하게 하고, 반대로 생태연구소장 인터뷰를 통해 동물이 바라볼 인간의 존재성까지 균형 있게 담아냈다. 하지만 첫면의 두 기사 모두 개체 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논지가 반복돼 아쉬웠다. 이어지는 스케치에서도 복원사업, 의료 활동을 생생하게 담는 동시에 동물과 인간 사이의 사랑을 자연스레 녹여내 흥미로웠다. 그러나 4면 소개말에서 특집이 담겠다는 인간과 동물이 공유할 가치 및 관계, 마지막 7면에서는 피해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나 생태계 회복을 위한 복원사업처럼 비쳐 아쉬웠다. 긴 호흡으로 특집을 이끌어온 만큼 인상을 결정할 마무리를 신중히 고민해줬으면 한다.

  여느 때면 개강을 맞아 다채로웠을 보도면에는 박스기사로 짧게 다뤄질 법한 내용이 사이드 기사로 자리했다. 그러나 우리 세대를 반영한 여론면 코너를 새로 개설해 독자와 발맞추는 고대신문의 노력도 보였다. 힘든 시간이지만 고대신문은 늘 그랬듯 읽히는 신문이 되길 고민하며 이전의 우리로 돌아갈 때까지 버텨줬으면 한다.

 

최현슬(미디어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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