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FLIX] 집 없는 아이의 귀여운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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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신문
  • 승인 2021.01.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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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별점: ★★★★☆

한 줄 평: 어른스러운 고민, 아이다운 발상, 그리고 사람 냄새 나는 영화.


  , 세상이 만만한 줄 알아?’ 세상은 잘은 몰라도 그것이 만만치 않다는 건 아는 아이들의 귀엽지만 뼈있는 외침이 영화의 초장부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너희가 어려서 현실을 아직 잘 몰라라고 하기에는 생각보다 날카롭게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아이들의 말이 때때로 현학적이거나 회피적인 어른보다 직설적이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귀여운 영화는 소위 말하는 어른들의 문제에 대한 아이들의 시선을 잘 담아내고 있다.

  요즘 세상에 집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싶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크고 좋은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 생일 파티를 하고 싶은 초딩지소는 집 없이 봉고차에서 생활하고 있다. 집을 나간 아빠를 제외하고 엄마, 그리고 남동생 지석과 셋이 살아내는 봉고차 인생은, 지소로 하여금 좋은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어린 지석에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야기했듯, ‘세상은 만만하지 않.

  지소는 동네 부동산에서 평당 500만 원인 매물을 보고 평당이란 지역의 집을 500만 원에 살 수 있다고 생각하여, 절친 채랑과 함께 500만 원을 구하기 위해 개를 훔치자는 아이디어를 내게 된다. 주인이 잃어버린 개를 찾는 전단지를 붙이면 사례금으로 500만 원을 받고 훔친 개를 돌려주자는 것. 얼핏 말도 안 되게 영악한 짓 같지만, 개를 잃은 주인이 슬퍼하지 않을 최소한의 규칙을 나름대로 정하는 등의 천진한 발상과 500만 원짜리 집을 꼭 얻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펼치는 작전은 귀엽고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아이들은 마르셀이라는 식당의 주인인 노부인의 개 월리를 작전 대상으로 낙점한다.

  그런데 지소는 사실 월리가 마르셀 노부인의 일찍 세상을 떠난 아들이 남긴 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많은 죄책감을 느낀다. 그 조그마한 머리통 속에 아이들만의 피치 못할 사정도, 어른들의 사정도 꽉꽉 채워 넣으며 고민 더미에 파묻혀 버리는 지소의 모습은 귀엽지만 동시에 어딘가 씁쓸하기도 하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주거 문제는 영화 밖 현실에서도 그대로지만 영화 속 따스한 사람들, 이를테면 개를 훔친 아이들을 선처해준 노부인이라든지 아이들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나타나 그들을 도와주는 대포라든지 하는 사람도 현실에 존재한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는 점 역시 씁쓸함을 더한다. 그러나 영화에서만큼은, 우리는 따스한 사람들의 힘을 믿어 볼 수 있다. 아픔을 겪는 이들의 삶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도록 위로하고 격려해줄 수 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는 하나 가슴 따뜻한 미소를 전해주는 영화의 순기능을 완벽히 수행해낸다.

  주거 문제를 동화같이 아기자기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낸 귀여운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신선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이 영화를 여러분께 추천하고 싶다.

김나영(미디어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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