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보라KU ③ 성인 ADHD

‘읽어보라KU’는 학부생이 관심 가질 만한 논문을 선별하여 요약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유명 댄서가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성인 ADHD가 의심된다고 고백하며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번 호에는 성인 ADHD를 주제로 논문을 선정했습니다.


대학생 6.2%가 ADHD 증상

성인기 발현 사례 주목 필요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는 발달수준에 적합하지 않은 부적절한 과잉행동과 충동성 및 주의력 결핍을 주 증상으로 하는 신경발달 장애다. 과거에는 ADHD가 아동기에 국한되는 장애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성인기에도 지속해서 문제 되는 장애로 인식되고 있다. ADHD의 아동기 유병률은 약 5.9%이며 성인기 유병률은 약 4.4%이고, 대학생의 ADHD 유병률은 2~8%로 추정된다. 아동기에 ADHD로 진단받은 집단을 장기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서 ADHD 아동의 약 60%가 성인기까지 지속해서 증상을 보였다. 아동기 ADHD의 50%는 성인기에도 ADHD 진단기준을 충족시켰다고 보고된 바 있다.

  다만 ADHD와 관련해서 아동에서 성인으로 이어지는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김선주 마음의 위로 임상심리연구소장과 하은혜(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ADHD 증상의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 및 인지 기능 차이를 파악하고자 했다. ‘대학생의 아동기 ADHD의 지속 및 감소와 성인기 ADHD의 발현에 따른 유병률과 부적응: 실행기능 결함, 심리적 부적응 및 대인관계 문제를 중심으로(2020.5.)’ 연구에서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권역 11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총 1082개의 응답을 분석했다.

 

 

 

  아동기 증상자 44%는 증상 여전

  ADHD 증상은 아동기 ADHD 증상 척도와 한국형 성인 ADHD 척도(K-AADHDS)를 사용해 자기보고 방식으로 측정했다. 두 척도 모두 4점 Likert 척도(0점: 전혀 그렇지 않다(않았다), 3점: 매주 자주 그렇다(그랬다))이며, 부주의 척도 9문항과 과잉행동·충동성 척도 9문항으로 구성됐다. *DSM-5의 진단기준에 따라 ADHD 척도에서 2점 또는 3점인 문항의 개수를 계산하고, 아동기 ADHD 증상이 6개 이상인 경우와 성인기 ADHD 증상이 5개인 경우를 ADHD 집단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전체 대학생 집단(1082명)의 아동기 ADHD 유병률은 7.3%(79명)였고, 늦은 발현으로 인한 성인기 ADHD 유병률은 6.2%(67명)였다.

  아동기 및 성인기 ADHD 증상에 따른 집단 비교 분석을 위해 ADHD 척도의 증상 점수를 기준으로 ADHD 성향 집단을 선별했다(아동기 각 12점 이상, 성인기 각 10점 이상). 또한 증상 발현 시기와 증상의 변화에 따라 지속, 감소, 발현, 정상집단으로 분류했다. 아동기의 ADHD 성향이 성인기까지 이어진 지속집단, 아동기 ADHD 증상이 감소해 성인기에는 ADHD 성향을 보이지 않는 감소집단, 아동기에는 ADHD 성향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성인기에 ADHD 성향을 보이는 늦은 발현집단, 아동기 및 성인기의 ADHD 점수가 모두 기준치 이하인 정상집단이다. 아동기 ADHD 성향 집단 중 44.5%는 성인기까지도 증상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ADHD 비율 여성이 높아

  선행 연구에서 아동기에는 여아가 남아보다 과잉행동·충동성 증상으로 ADHD로 진단되는 빈도가 더 낮지만, 성인기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ADHD로 진단되는 빈도가 더 높다고 보고됐다. 본 연구에서도 아동기 ADHD 지속 집단(남 3.9%, 여 3.2%)과 아동기 ADHD 감소 집단(남 5.5%, 여 3.4%) 모두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높지만, 성인기 ADHD 발현 집단(남 3.3%, 여 4.9%)은 여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아동기와 달리 성인기에 여성 ADHD의 발생빈도가 높은 것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ADHD가 실제로 성인기에 발현하는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최근 **출생 코호트 연구에서는 청소년기 또는 성인기에 처음 나타나는 ADHD 유형에 대해 2.5~10.7%의 유병률을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성인기에도 ADHD가 자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성인기 ADHD는 아동기에 증상이 감지되지 않았던 것이며, 성인기의 ADHD는 늦은 발현보다 늦은 식별의 사례라고 주장했다. 성인기에 ADHD로 진단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추가적인 이해와 치료적 관심이 필요하다.

 

  증상 변화 양상에 따라 부적응 차이나

  연구는 ADHD 증상 변화에 따른 적응적 어려움을 파악하고자 했다. 적응적 어려움은 실행기능 결함(K-BDEFS), 우울과 불안 등의 심리적 부적응(SCL-90-R), 대인관계 문제(KIIP-SC)에 대한 자기보고 평가로 측정했다. ADHD는 주의력 장애로 억제, 계획 및 충동 조절에 결함이 나타나 어려움을 겪는다. ADHD의 부주의 및 과잉행동·충동성 증상에 실행기능의 결함이 관여한다고 보고됐다.

  실행기능의 대표적 기능은 계획, 작업 기억, 주의, 억제, 자기감찰, 자기조절, 개시 등이며, 이 중 억제 능력의 결함이 ADHD와 관련 있는 핵심적인 현상이다. 실행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해부학적 영역의 경우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는 완전히 발달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여러 연구에서 실행기능 발달의 지연은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ADHD 증상과 관련 있고, 실행기능의 결함은 성인 ADHD에서 주로 보이는 정서적 문제 및 대인관계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된다. 우울과 불안 역시 ADHD와 관련성이 높다.

  아동기 ADHD 증상의 변화에 따른 집단 간 차이를 검증한 결과, 아동기 ADHD가 성인기까지 지속된 경우와 성인기에 ADHD가 발병한 집단은 실행기능 결함과 심리적 부적응 및 대인관계 문제 모두 높게 나타났다. 아동기 ADHD 감소집단은 실행기능의 결함이 정상집단보다 높았지만 발현집단보다는 낮았고, 우울 및 불안과 대인관계 문제에서 정상집단과의 차이가 없었다. 즉, 우울 및 불안과 대인관계 문제는 아동기 ADHD 병력보다 성인기 ADHD 증상과 관련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본 연구의 결과는 ADHD 성향 집단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이므로 이후 ADHD 임상 집단과 일반 성인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DSM-5: 미국정신의학협회에서 발행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DSM) 5차 개정판

  **출생 코호트: 특정 연도, 또는 기간에 출생한 집단

 

요약 | 엄선영 기자 select@

일러스트 | 조은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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