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건물 안 카페가 그 건물을 떠올리게 한다. 아리카페는 미디어관을, 블루포트는 SK미래관을 생각나게 하는 식이다. 학교 건물마다 다른 카페가 있는 모습은 교내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중 하나다.

  백주년기념관에 들어서면 탁 트인 카페와 그 안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보인다. 다양한 학습 공간이 있는 백주년기념관을 닮아 ‘카공(카페에서 공부하기)’에 적합한 이 카페는 ‘드디어커피’다.

  분홍빛 간판 너머 각양각색의 좌석이 자리해있다. 가운데 위치한 좌석은 여러 명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배치됐다. 주변 좌석은 자리마다 콘센트가 존재해 주로 혼자 공부하러 온 사람이 앉는다.

  이곳의 특징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개방’이다. 다른 카페들과 달리 카페 내부와 외부가 단절되지 않는다. 특히 한쪽 면은 유리조차 없이 트여있다. 트인 면을 통해 전달되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발소리는 백색소음이 돼 안정감을 준다. 백주년기념관 입구 쪽 외벽은 투명해 카페 안에서 건물 밖 풍경을 볼 수 있다. 지난해 2학기 기말고사를 공부하던 중, 뻐근해진 목을 돌리다가 함박눈을 본 기억은 아직도 따뜻하게 남아있다. 열린 공간인 드디어커피는 귀와 눈을 만족시킨다.

  드디어커피는 카페라는 본래의 역할에도 충실하다. 고소한 맛, 진한 맛, 화사한 맛 중 원하는 원두를 고를 수 있다. 아침엔 따뜻하고 진한, 식사 후엔 깔끔하고 화사한 아메리카노를 마셔보면 어떨까. 라떼나 에이드, 디저트도 여러 종류가 있어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음악 선곡 맛집이기도 하다. 적당한 템포와 볼륨은 카공과 잘 어울린다. 특히 노란 등불이 놓인 자리에 앉으면 감성이 올라 폴킴, 십센치, 검정치마와 함께 공부하는 기분이 든다.

  중간고사가 다가온다. 만개한 벚꽃처럼 시험도 과제도 가득하다. 답답한 시험 기간, 이곳 드디어커피가 조금이나마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

 

문도경 기자 d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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