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능에 벚꽃이 아주 예쁘게 폈소.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여러 호랑이가 찾아와 사진을 찍고 간다오. 그런데 벚꽃이 왜 아름답다고 여겨지는지 아시오? 아주 짧은 시간만 피었다 지기 때문이지. 사시사철 벚꽃이 핀다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것 같소. 벚꽃은 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고 있는지도 모르오.

  ○…지난주에 전학대회가 열린 것 알고 계시오? 오랜만에 열린 전학대회에 여러 대표자 호랑이들이 자리를 채웠다오. 한 특별기구가 예산을 삭감당했다오. 제명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오. 대표자 호랑이가 일찍 떠나버려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오. 아마 대표자 호랑이는 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몰랐던 것 같소.

  ○…원래는 정오에 교가가 울려 퍼지는 것 알고 계시오? ‘북악산 기슭에’라고 울리면 밥 먹으러 뛰쳐나갔다오. 그런데 최근 시간 설정이 잘못돼 자정에 교가가 울려 퍼진 적이 있소. 당황해서 다른 호랑이에게 전화해서 밥 먹으러 갈 뻔했소. 교가도 울려 퍼질 때가 언제인지를 모르는구려.

  ○…4월 7일, 호랑이 한 명이 가짜로 판별됐소. 호랑이가 아니라 사실은 살쾡이였소. 고대인들이 살쾡이를 내보내야 한다고 외친지 무려 2년 반만이오. 그때 살쾡이가 조용히 있어서 그런지, 호랑이들의 반감이 더 커진 것 같소. 조씨 집안의 살쾡이도 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전혀 몰랐던 것 같소.

 

이원호 취재부장 one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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