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나고 쉬고 있을 때, 기자 호랑이에게 전화가 왔소. 과제를 프린트한 종이를 두고 와서, 가져다 달라는 요청이었다오. 빠르게 갖다주기 위해 6층까지 순식간에 뛰어가, 쓰레기통 옆에 종이를 숨겨뒀지. 나중에 기자 호랑이에게 왜 직접 안 가지고 갔냐 호통을 치자 답하기를, “맨 뒤 자리에 앉아 강의실 입구까지 걸어가는 게 부끄러웠소” 수업 시간에 눈치 보지 않고 화장실 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길...

  ○…한 호랑이는 일제 만화를 사랑한다오. 아이들이 탈출하는 만화부터 장난을 좋아하는 여학생이 나오는 만화까지. 그러나 매번 숨어서 만화를 보고 있소. 왜 숨어서 보냐고 묻자, 호랑이 답하기를, “범의 기운을 가진 호형이 어찌 일제 만화를 본다고 할 수 있겠소!” 취미를 눈치 보지 않고 밝힐 수 있는 세상이 오길...

  ○…같이 밥을 먹다 보면, 애매하게 한 조각이 남을 때가 있소. 어떤 호랑이는 마지막 조각을 먹고 싶지만, 다른 호랑이가 먹고 싶어 할까 봐, 선뜻 먹지 못하지. “혹시 이거 먹을 호랑이 없소?”라는 질문에 호형들이 괜찮다고 답하면, 그제야 젓가락을 움직인다오. 마지막 음식을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길...

  ○…곧 있을 입실렌티에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하지 못하는 호랑이가 있다오. 새내기 호랑이라 매우 기대하지만, 기대가 꺾여버렸소. 왜 못 가냐 이유를 묻자, “본 호형이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를 타는데, 남들에게 방해가 되는 것 같소.” 몸이 불편한 호랑이도 눈치 보지 않고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 오길...

 

이원호 취재부장 one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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