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컬러, 연예인만의 것 아냐

컬러 진단으로 자신감 회복

색에 얽매일 필요는 없어

 

 

  인기 색으로 입술을 칠하고 머리를 염색하지만 되레 낯빛이 나빠질 때가 있다. 과거에는 유행하는 색으로 화장하고 옷을 입었다면 지금은 자신의 색을 찾고 활용하는 ‘퍼스널 컬러’의 시대다. 퍼스널 컬러·이미지 컨설턴트는 개개인이 가진 고유의 색을 찾고 가장 돋보일 화장품과 옷을 추천한다. 현재은 퍼스널 컬러·이미지 컨설턴트는 “퍼스널 컬러를 찾고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는 고객을 보면 힘이 된다”고 말했다.

 

  - 스타일링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학창 시절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싶었어요. 성적에 맞춰 공예 디자인을 전공하고 곧바로 주부가 되면서 오랜 시간 제 꿈을 잊고 살았죠. 하지만 패션 디자인에 대한 열망은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10년 전 50대에 접어들면서 퍼스널 컬러 분야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어요. 다양한 아카데미를 이수하고, 관련 학회에도 등록했죠. 이화여대에서 컬러 전공으로 대학원까지도 마쳤습니다. 꿈은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지만 이 직업을 갖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네요.”

 

  - 컬러·이미지 컨설턴트의 자격 조건은

  “퍼스널컬러컨설턴트 자격증이 있긴 하지만 사단법인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일 뿐 아직 국가 공인 자격증은 없습니다. 물론 컬러에 대한 전문지식과 패션, 뷰티 업계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기본 역량으로 ‘의사소통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사람에 대한 이해와 열정,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책을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합니다.”

 

  - 최근 업계 분위기는 어떤가

  “퍼스널 컬러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비연예인 상담 요청이 매우 많아졌어요. 기존의 이미지 메이킹은 연예인이 대중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평소 스타일링에 활용할 수 있는 ‘생활 속 컬러 컨설팅’으로 바뀌었습니다. 결혼정보업체 회사에 등록할 프로필을 위해, 면접 준비를 위해, 단순히 퍼스널 컬러가 궁금해서 등 많은 이유로 고객이 찾고 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외모 개선’입니다. 배경은 크게 두 가지예요. 우선 생활 수준이 높아져서 ‘나’를 좀 더 바라보게 됐다는 것, 또 하나는 치열한 취업 경쟁 때문에 전문 컨설팅까지 받으며 외모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후자는 조금 씁쓸한 이야기죠.

  연예인에서 비연예인 여성, 그리고 이제는 남성 고객도 많아지고 있어요. 남성 분들은 화장이나 악세서리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퍼스널 컬러 진단 받는 효과가 더 큽니다. 외모가 이목구비뿐만 아니라 분위기와 인상을 의미하기도 하는 만큼, 색을 통해 자기만의 인상을 만들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요.

  안타까운 것은 수요가 많아지고 갑자기 시장이 커진 만큼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이 난립하는 것입니다. 몇 번의 강의만 수강하고 컬러리스트로 직업을 바꾸는 경우도 많아요.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죠.”

 

  - 컬러 진단이 미치는 영향은

  “자신감이 높아집니다. 자신에게 맞는 컬러를 찾으면 더 빛나고 생기있는 외면을 갖게 되기 때문이죠. 내면의 자신감을 채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외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는 없어요. 외적 변화를 통해 자신감이 생기고 능동적으로 자기를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2년 전 만난 어떤 분은 개인사로 힘들어하던 중 저와 컬러 스타일링을 시작했고 삶의 질이 매우 높아졌어요. 항상 브라운 계열의 옷만 입으셨는데 갈색은 ‘가을 웜톤’의 대표적인 색입니다. 하지만 그분의 경우 ‘겨울 쿨톤’의 정석이었어요. 그분이 ‘항상 우울한 나날들뿐이었는데 내게 맞는 색을 알고 옷을 찾아 입는 과정만으로도 마음이 행복해졌다’고 말씀하셔서 정말 뿌듯했어요. 스스로가 긍정적으로 변하니 주변 인물을 대하는 태도도 유연해졌다고 합니다.”

 

  - 좋아하는 색과 퍼스널 컬러가 다르다면

  “퍼스널 컬러도 진단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 진단 방법,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게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게 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어요. 배색이나 비율을 조합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흰색을 좋아하지만 검은색이 더 잘 어울린다면 흰옷을 입고 대신 검은색 스카프를 두를 수 있겠죠.

  스타일링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TPO(시간, 장소, 경우)에 맞게 입는 것도 중요해요. 내가 ‘봄 웜 브라이트톤’이라고 해서 면접에 채도가 높은 빨간색 셔츠를 입고 가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겠죠. 색에 대한 느낌도 사람마다 다른 만큼 꼭 얽매이지 않았으면 해요.”

 

  - 색이 주는 매력은

  “삶의 질을 높여줍니다. 제가 항상 ‘블랙&화이트룩’을 입는 이유는 진단을 하러 오신 분이 제 옷 색에 영향을 받으면 안 되기 때문이죠. 색은 엄청난 힘을 갖고 있어요. 호텔이 아늑한 이유를 생각해 봅시다. 언제나 채도가 높은 노란빛의 조명을 침대 뒤에서 간접적으로 비춰 주죠. 우리는 음식에서조차 ‘맛있어 보이는’ 색을 알고 있어요. 생각지 못하고 지나칠 뿐. ‘컬러는 공기와 같다’고 감히 말하고 싶어요.”

 

 

  퍼스널 컬러는 피부의 노란 기운과 붉은 기운을 줄인다. 눈, 코, 턱처럼 튀어나온 부위가 볼이나 입에 비해 도드라지고 선명해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반사판 역할을 해 팔자 주름이 덜 부각되기도 한다. 현재은 컨설턴트는 “명도는 밝고 어두움을 나타내고, 채도는 맑고 탁함을 의미한다”고 색의 기본 원리를 설명한 후 진단을 시작했다. 퍼스널 컬러는 웜톤과 쿨톤을 나누고, 이를 사계절로 분류한 후, 계절별로 채도에 따라 세 가지씩 12가지로 진단한다. 본연의 색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진단은 민낯으로 진행된다. 옷과 머리도 흰 천으로 가린다.

  우선 은색과 금색 천을 대고 웜톤(노란색 기반)과 쿨톤(푸른색 기반)을 분류한다. 웜톤의 경우 금색, 쿨톤의 경우 은색이 잘 어우러진다. 다음으로 컬러판과 천을 대 웜톤은 봄과 가을, 쿨톤은 여름과 겨울로 나눴다. 웜톤 중에서도 밝은색이 어울리면 봄 웜톤, 짙고 깊은 색이 어울리면 가을 웜톤이다. 쿨톤의 경우 여름 쿨톤은 화사하고 은은한 색, 겨울 쿨톤은 강하고 진한 색이 어울린다. 명도를 확인하기 위해 흰색부터 검은색까지 점점 진해지는 무채색의 천을 올린다. 흰색으로 갈수록 저명도, 검은색으로 갈수록 고명도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채도를 구분하기 위해 다양한 색을 맑고 탁한 정도를 달리 한 천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명도와 채도에 따라 봄 브라이트·웜·라이트, 여름 라이트·쿨·소프트(뮤트), 가을 웜·딥·소프트, 겨울 브라이트·쿨·딥으로 나눈다. 예를 들어 봄 브라이트톤은 밝고 강렬한 빨간색이 잘 어울리지만 봄 라이트톤은 색이 빠진 느낌의 연분홍색이 잘 어울린다. 본지 박지연(여) 기자와 박진우(남) 기자가 직접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았다.

 

박진우 기자는 겨울 쿨톤이다. 같은 초록색이지만 쿨톤 계열의 천을 댔을 때(상)가 웜톤 계열의 천을 댔을 때(하)보다 얼굴이 환해지고 턱 라인이 또렷하게 산 모습.
박진우 기자는 겨울 쿨톤이다. 같은 초록색이지만 쿨톤 계열의 천을 댔을 때(상)가 웜톤 계열의 천을 댔을 때(하)보다 얼굴이 환해지고 턱 라인이 또렷하게 산 모습.

 

 

박지연 기자는 봄 브라이트 톤이다. 봄 웜톤 컬러판을 댔을 때(상)가 가을 웜톤 컬러판을 댔을 때(하)보다 입술 색과 혈색이 도는 모습. 턱 주변 그림자도 덜 드러난다.
박지연 기자는 봄 브라이트 톤이다. 봄 웜톤 컬러판을 댔을 때(상)가 가을 웜톤 컬러판을 댔을 때(하)보다 입술 색과 혈색이 도는 모습. 턱 주변 그림자도 덜 드러난다.

 

글 | 박지연 기자 nodelay@

사진 | 김태윤 기자 orgnmind@ 

인포그래픽 | 이승연 미디어부장 s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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