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별점: ★★☆☆☆

한 줄 평: OTT 플랫폼에서 시청하기 좋은 영화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선보이는 마지막 작품이었을 뻔한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지난달 25일 개봉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제목부터 기대가 됐다. 영화 포스터 외엔 아무런 사전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에 사람들의 기대는 더욱 높았다.

  플롯은 의외로 간단하다. 배경은 1930년대의 일본으로,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주인공 ‘마히토’가 전 이모이자 현 새엄마인 ‘나츠코’를 찾으러 정체불명의 왜가리를 따라 이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영화는 결코 관객들에게 친절하지 않다. 등장인물들의 개연성 없는 행동, 영화가 끝날 때까지 회수되지 않은 떡밥, 어떻게 보면 꽤 불편할 수 있는 인물 설정들,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상징과 의미들까지, 보는 내내 물음표가 떠나질 않았다. 감각적인 그림과 귀를 사로잡는 음악, 소위 말하는 영상미 넘치는 ‘지브리 감성’이 부족한 것도 아쉬웠다. 무슨 메시지를 전하려는지 대략적으로는 알겠으나 영화 내내 질문만 하고 답을 내주지는 않은 어려운 영화이다. 메시지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조금 더 세계관 형성에 힘을 쏟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부터는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스토리 후반부에 가면 ‘이세계(異世界)’가 주인공 ‘마히토’의 외증조부가 만든 탑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외증조부는 모순을 내포한 현실에서 벗어난 이상적인 세계, 완전무결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탑을 세웠지만 더 이상 세계를 유지할 힘이 없어 후손인 마히토에게 자신의 자리를 이어받아 자신만의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라고 한다. 하지만 마히토는 자신이 보유한 모순과 아픔, 악의를 있는 그대로 간직하고 현실을 긍정하는 삶을 살기로 한다. 우리는 기쁨과 슬픔을 구별하고 오직 기쁨만이 존재하는 삶을 꿈꾸지만, 사실 기쁨이 슬픔의 토대가 되고 또 슬픔이 기쁨의 토대가 된다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의 기쁨은 누군가의 슬픔을 딛고 만들어진 것이니, 우리 또한 슬픔을 이겨내고 누군가의 기쁨을 실현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OST ‘지구본’의 가사를 소개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지금 문을 열어보자, 비밀을 파헤치듯이. 손으로 스친 기쁨도, 손에서 놓친 슬픔도, 지루하지 않게 그려가, 지구본을 돌리듯이.”

 

장원진(자전 경영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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