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 운영과 탤런트 쇼 진행

전통부터 각국 대학문화까지

비·수능으로 진행 어려움도

 

나타니아 앙그라이니(Nathania Anggraini, 비나 누산타라대 4학년)와 친구들이 16일 열린 탤런트 쇼에서 인도네시아 전통춤을 공연하고 있다.
나타니아 앙그라이니(Nathania Anggraini, 비나 누산타라대 4학년)와 친구들이 16일 열린 탤런트 쇼에서 인도네시아 전통춤을 공연하고 있다.

 

  고려대 교환학생 교류회 KUBA(회장=전성현)가 주최하는 International Student Festival(외국인학생축제, ISF)이 지난 16일 민주광장에서 열렸다. 21개의 국가별 부스에서 각국의 음식 냄새와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천에도 민주광장에는 약 1200명의 학생이 모였다.

 

  익숙함과 새로움 공존하는 부스

  시끌벅적한 소리와 맛있는 냄새가 민주광장을 가득 채웠다. 학생회관 앞에는 아시아 국가의 부스가 줄지어 있었다. 대만 부스는 퀴즈 게임에 한국 파전과 비슷한 총좌빙(蔥抓餅)을 준비했다. 옆에선 대만 대학생이 즐기는 술 게임도 마련됐다. 퀴즈를 맞힌 학생에겐 대만 고량주 시음 기회가 주어졌다. 안혜연(문과대 영문23) 씨는 “58도 술을 마셔 입술과 식도가 따가웠지만 대만 술 게임을 처음 해봐 즐거웠다”고 전했다.

  대만 부스 옆 일본 부스의 학생들은 일본 전통 의상을 입고 사람들을 반겼다. 하시모토 카호(はしもと かほ, 세이케이대 3학년)는 “추운 날씨에 맞춰 따뜻한 어묵탕과 말차 라떼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일본식 저글링인 오테다마(おてだま), 원통 토막을 나무망치로 하나씩 쳐내는 다루마오토시(だるま落とし) 등 전통 놀이를 도전해 성공하면 사케나 하이볼을 마실 수 있었다. 하시모토는 “열심히 준비한 만큼 학생들이 많이 와서 즐기면 좋겠다”고 전했다.

 

  가는 곳마다 가득한 이색 음식

  학생회관 오른쪽 모로코 부스에서 케냐 빌드(Kenʒa Jbina, 알 아카와인대 3학년)는 “모로코 샌드위치와 팬케이크인 바그리르(Baghrir)를 준비했다”며 “생소할 수 있는 모로코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민주광장 뒤편에는 미주 팻말 부스들이 있었다. 캐나다 부스는 메이플 시럽 팬케이크와 진저에일 위스키 등을 나눠줬다. 에드워드 킴(Edward Kim, 워털루대 3학년)은 “캐나다 대학생이 즐겨 먹는 진저에일을 경험해 볼 기회를 마련했다”고 자랑했다.

  유럽 국가들은 헝가리,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이 자리했다. 헝가리 부스장 배준금(보과대 바이오의공학21) 씨는 “헝가리에서 유명한 굴뚝빵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가요를 크게 튼 프랑스 부스 운영진들은 크레이프(Crêpe)를 직접 만들고 프랑스에서 가져온 디저트 슈켓(Chouquettes)을 나눠줬다. 엠마 보진(Emma Beaujean, 투르대 3학년)은 “부스 벽면에 프랑스 유명 여행지 사진을 붙이고 샹송을 틀고 있다”고 전했다. 한물결(경영대 경영23) 씨는 “다양한 나라 부스가 있어 보는 맛이 있다”고 전했다.

  쿼카 인형이 반기는 호주 부스는 버터를 바른 빵에 스프링클을 뿌린 페어리 브래드(Fairy Bread)와 베지마이트(Vegemite) 잼을 바른 빵을 나눠줬다. 페어리 브래드는 호주 아이들의 생일파티에 빠지지 않는 간식이다. 찰스다윈대에서 온 교환학생 에밀리 포어드(Emily Foad)는 “아침으로 베지마이트 토스트를 자주 먹는데 베지마이트 잼이 짜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면서 “좋아하는 음식을 소개해 줄 수 있어 설레고 짠맛에 당황하는 친구들을 보면 재밌다”고 웃었다.

  브라질 부스는 브라질, 오스트리아, 모로코 등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책임졌다. 변현도(심리20) 씨는 “브라질식 바베큐 슈하스쿠(Churrasco)에 시즈닝을 발라 드리고 있다”며 “준비한 음식이 모두 인기가 많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일본 부스에서 전통 놀이에 성공한 학생들은 일본 유명 간식을 받았다.
일본 부스에서 전통 놀이에 성공한 학생들은 일본 유명 간식을 받았다.

 

  비도 꺾지 못한 세계 각국의 열정

  정오가 넘어가자 패션쇼 및 탤런트 쇼가 진행됐다. 양결림(楊絜琳, 대만대 4학년)은 대만 영화 <나의 소녀시대>의 OST ‘소행운’과 드라마 <상견니> OST인 ‘상견니’를 불렀다. 양결림은 “수능 당일이라 오후 1시부터 마이크를 사용할 수 없어 준비한 곡을 다 부르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여러 나라 친구들이 무대를 즐겨줘 좋았다”고 전했다. 나타니아 앙그라이니(Nathania Anggraini, 비나 누산타라대 4학년)는 인도네시아 전통춤을 선보였다. 앙그라이니는 “인도네시아에서 많이 췄던 춤을 한국에서 추니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레지나 프랑시스카(Regina Fransiska, 심리21)는 “친구들이 인도네시아 춤을 한국에 알린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축제 내내 비는 멈추지 않았지만 외국인 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에밀리아 누이펠드(Emilija Neufeld, 국제대 국제23)는 “비는 오지만 해외에서 온 학우들이 활발히 축제를 운영 중이라는 점이 의미 있다”라고 전했다.

  최고의 부스를 뽑는 투표에서 인도네시아가 1등, 홍콩과 일본이 각각 2등, 3등을 차지했다. 조나단 에드워드(Jonathan Edward, 치푸트라대 4학년)는 “모든 부스가 열심히 준비했기에 인도네시아가 1등을 차지한 게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KUBA 운영진 이준석(공과대 기계20) 씨는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다들 준비를 잘해 성황리에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ISF는 다회용기 업체와 협업해 계약을 통해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는 데 일조해 호평을 받았다. 윤소현(보과대 보건환경21) 씨는 “이번 학기엔 특히 음식 퀄리티가 좋았다”며 “음식 종류가 많아 일회용기 사용이 걱정됐지만 다회용기 덕분에 지난 학기보다 쓰레기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글 | 하수민 기자 soomin@

사진제공 |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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