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진로 공약 상세

학생사회 의제 적극 수용

인권 공약 구체적 논의는 아직

 

지난달 30일 열린 제54대 서울총학생회장단 공청회에서 선본 ‘나날’의 김서영 후보와 김한범 후보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제54대 서울총학생회장단 공청회에서 선본 ‘나날’의 김서영 후보와 김한범 후보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54대 서울총학생회장단 선거에 선거운동본부(선본) ‘나날(정후보=김서영)’이 단독 출마했다. 지난달 25일 배포된 정책자료집을 바탕으로 30일에 진행된 공청회에서 정후보 김서영(사범대 국교21) 씨와 부후보 김한범(정경대 경제19) 씨는 △드롭제도 최적화 △S/U 제도 도입 △신축 건물 자치공간 확보 대응 TF △고연전 티켓 매수 및 배부 결정 회의에 총학생회 차원의 참석 등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선본 나날은 제53대 서울총학생회(회장=박성근) ‘새솔’의 사업을 개선하기 위해 인권 공약을 구체화하고 학내인권단체협의회와의 협력도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나날 핵심 공약 정리
나날 핵심 공약 정리

 

  수강포기 신청기간 늘릴 것

  선본 나날은 교육·진로 부문에서 새솔이 시작한 수강포기제 사업을 개선하고 S/U(Satisfied/Unsatisfied) 제도 도입을 시도할 계획이다. 김서영 후보는 “학생사회에서의 경험을 계승해 학교에 적극적으로 요구하겠다”며 “새솔의 장점은 이어 나가고 부족한 점은 보완할 것”이라 말했다.

  고려대는 현재 개강 후 4주 차를 수강포기 기간으로 지정하고 있다. 선본 나날은 정책자료집에서 “수강포기 신청기간을 6~9주 차 사이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학기 수강포기 신청기간은 9월 22일부터 25일까지였으며, 신청기간이 10월 말이었던 서울대와 연세대에 비해 이른 편이다. 신영수 학사팀 과장은 “학생의 수강권 보장과 수강인원 변동에 따른 안정적인 수업 운영을 위해 학기 4주 차라는 기간이 결정됐다”며 “타 대학 운영 사례뿐만 아니라 기존 고려대 운영사례를 바탕으로 제도를 설계했다”고 전한 바 있다.(본지 1978호 ‘‘수강포기제도’ 9년 만에 부활’) 6~9주 차로 기간을 연장할 시 강의 분위기와 학점 산출에 지장이 갈 수 있다는 지적에 김한범 부후보는 “수강포기 학생을 포함한 정원으로 등급 비율을 선정하거나 급격하게 수강 인원이 줄어들 경우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대책 등을 고려 중”이라 말했다. 

  S/U 제도는 강의를 이수한 학생이 해당 과목의 평가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는 제도다. S/U 평가방식을 선택할 경우, 일정 등급을 기준으로 S(Satisfied)나 U(Unsatisfied)로 평가가 나뉘며 U를 받을 시 취득학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학생이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비전공 강의를 이수하도록 독려해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동시에 학점 인플레이션의 우려도 나온다. 선본 나날은 고려대에 S/U 제도를 도입해 본전공과 제2전공 전공선택과목 3학점을 포함한 전체 12학점을 S/U 방식으로 이수 가능케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등급을 가르는 구체적 기준은 나오지 않았다. 김한범 후보는 “사전에 S/U 제도 전환을 염두에 두지 않도록 성적을 받은 과목에만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할 것”이라며 “학점 인플레이션 문제를 최대한 예방하고자 전환 가능 학점을 제한하고 S/U 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 덧붙였다.

 

  임시조직 설립해 체계 정립 예정

  선본 나날은 대동제·고연전 임시조직을 설립해 매년 열리는 행사에 체계를 더하겠다고 주장했다. 김서영 후보는 “서울총학이 고연전 티켓 매수 및 배부 결정 회의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학교 측의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며 “총학생회가 파악하고 있는 좌석 개수와 학교가 발행하고자 하는 티켓 매수를 계속 비교해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고연전 티켓 배부는 고려대 체육위원회가 연세대 체육위원회와 티켓을 나눠 수령한 후 학생지원팀이 배분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학생지원팀은 “선본 나날과 한 차례 미팅을 가졌다”며 “총학생회 및 양교 관련 부서와 함께 오버부킹 문제 원인 파악 및 개선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주거·시설 관련 임시조직도 신설한다. 선본 나날은 △기숙사 내 음식물 취식 가능 △열람실 개선 운영 △SK미래관 캐럴 개선 △그린캠퍼스 현실화 △신축 건물 자치공간 확보 대응 TF 등 11개 공약을 선보였다. 선본 나날은 기숙사 공용 공간 확보를 통해 건물 내 취식 허용을 약속했다. 지난 10월부터 기숙사 식당이 주말에 운영하지 않는 것을 고려해 나온 공약이다. 김서영 정후보는 “현재 기숙사 식당이 주말 동안 비는 것을 확인했고 해당 식당에서의 주말 취식 허용이 1차 목표”라며 “평일 확대 방안을 고민 중”이라 전했다. 기숙사 내 취식으로 인한 음식물쓰레기와 냄새 문제에 대한 지적에 김서영 후보는 “기존에 있던 음식물 쓰레기통을 활용해 주말 동안 쓰레기를 보관 후 월요일에 해당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숙사 내 음식물 취식이 허용됐던 코로나19 시기에 안암학사 행정팀은 음식물 냄새와 벌레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음식물 쓰레기통을 둬도 한계가 있어 현재 기숙사는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김서영 후보는 “기숙사별 음식물 취식 가능 공용 공간을 마련하고 음식물 처리 매뉴얼을 함께 확립해 나가는 방향을 생각 중”이라 말했다.

  신축 건물 자치공간 확보 대응 TF 조직을 약속하며 선본 나날은 학생들의 자치공간 보장 요구에도 응답하고자 했다. 신설 학과는 아직 자치공간을 배정받지 못한 학과가 많다. 다만 새로 건립되는 인문관에 자치공간을 마련해달라는 현 문과대 요구의 경우, TF 조직이 더 발전된 논의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서영 후보는 “현 문과대학 자치공간 요구와 같이 학교 측에서 기존 약속을 바꾸는 경우 총학이 함께 대응하는 것을 생각 중”이라며 “다만 추가 공간 확보는 현 건축 설계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흡했던 인권 정책 강화 약속해

  새솔의 장점을 계승하고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겠다는 선본 나날은 새솔 산하 권리복지국을 다시 인권과 복지로 나누며 인권 정책을 세분화했다. 새솔은 “인권이나 인권연대가 아닌 권리복지를 말하겠다”며 전대 총학의 인권연대국을 권리복지국으로 개편해 학내 인권단체의 규탄을 받았다. 

  선본 나날은 학내 인권주간 사업을 지원하고 학내인권단체협의회에 참가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선본 나날의 인권 공약은 실제 학내 인권단체들과 사전에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서영 후보는 “소수자인권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거운동본부원과 함께 논의하며 정책을 준비했다”고 했으나 장애인권위원회와 여학생위원회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강동욱 장애인권위원장은 “선본 나날의 장애학생을 위한 공약은 다소 구체화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장애인권위원회와 장애학생의 블랙보드 접근권 관련 문제를 논한다는 이야기도 사전 접촉 없이 공약화됐다”고 말했다. 여학생위원회도 “학내인권단체협의회 쪽으로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학내 노동자 현황 파악을 통해 노동자의 불편함을 듣고 이를 학교 측에 전달할 창구를 마련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은 전해지지 않았다. 김한범 후보는 “직원 노조와 학교 본부 간 관계는 총학생회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관여할 부분이 아닌 것은 맞다”며 “학내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총학생회 차원에서의 대응을 요구하는 여론이 생긴다면 각종 의결 기구에서의 발의 등으로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글 | 나윤서·하수민 기자 press@

사진 | 장우혁 기자 light@

인포그래픽 | 이예리 기자 yea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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