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처가 공개한 인문관 조감도. 200억원 예산 내에서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관리처가 공개한 인문관 조감도. 200억원 예산 내에서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착공 시점 불투명

원인은 기금 모금 부족

“기초 공사는 조만간 들어가”

 

  지난해 말 착공 예정이던 인문관이 늦어지고 있다. 시작 시점도 확정되지 않았다. 건립을 위한 모금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으며, 내부 공간 설계도가 정해지지 않은 탓이다. 2018년 홍보관이 철거된 자리는 여전히 착공을 기다리고 있다.

 

  축소된 규모에도 모금 부족

  인문관 건축 규모와 착공 시점은 지난해 구체화됐다. 당초 지하 3층, 지상 9층 규모로 계획됐던 ‘인문사회관’은 본래 문과대, 정경대, 학교 본부가 공간을 나눠 사용할 예정이었다. 건축 비용도 두 단과대와 학교 본부가 나눠 부담하려 했다. 그러나 인문사회관은 기금 부족, 캠퍼스 마스터플랜 등 이유로 규모가 축소됐다. 정경대가 인문사회관 대신 SK미래관 일부를 리모델링해 사용하기로 합의하며 가칭도 ‘인문관’으로 변경됐다. 건축팀은 지난해 8월 건축 규모를 연면적 7251.92㎡(2193평), 지하 1층과 지상 3층 규모로 축소해 확정했다. 규모가 축소되며 기존 인문사회관 건립기금 캠페인으로 모인 금액은 정경대, 문과대, 학교 본부가 협의를 거쳐 분배해 사용했다. 이후 인문관 건립 모금이 재개됐으나 아직 기금은 다 모이지 않았다.

  건축 비용은 모금액, 본부 예산, 문과대 예산 일부로 부담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기준 추정 공사 비용은 190억원이었지만 물가 상승으로 현재 210억원까지 상승했다. 조기찬 건축팀 부장은 “현재 계획상 약 200억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골조 공사 등 본격적 공사는 모금액을 충분히 모을 때까지 연기해야 한다. 문과대 측과 문과대 학생회(비대위장=류우진)도 기금 부족으로 인한 지연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임준철 문과대 부학장은 “큰 금액이 걸렸고 내부 공간 논의도 많이 필요한 만큼 구성원이 인내해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대외협력팀은 “현 총장 임기 중 착공 계획이 있지만 기금이 모이는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목표액은 정해져 있어도 건설 비용은 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공사 계획이 대략적으로 나왔지만 모금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김세중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현시점에서 모금액과 목표액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조기찬 부장은 “현재까지 건물 규모, 기본 도면, 설계사가 정해졌지만 착공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금 부족이 착공 불가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조 부장은 “골조 공사가 아니더라도 기초 공사는 조만간 들어갈 것”이라 말했다.

 

  “내부 공간 배정 완료돼야”

  내부 공간 배정 논의가 길어지면서 설계도 확정도 늦춰지고 있다. 문과대 건축위원회는 내부 공간 배정 논의를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학생 자치공간은 배정되는 분위기다. 문과대 학생회는 지난해 9월 말 관리처와 학생처 등 관계 부서와의 면담에서 462.81㎡(140평)의 최소 요구 면적을 전달했다. 임준철 부학장은 “학생 자치공간은 배정하는 게 원칙”이라며, “학생회 요구를 받아들여 140평 규모의 자치공간을 배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송유진 인문관 TF 단장은 “지난해 12월 학교 본부와 문과대가 최종 협의한 결과 인문관은 기존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짓되 서관을 증축하는 방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가은(문과대 불문22) 씨는 “문과대 학생과의 약속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건설 목적과 공간 배정에서 우선순위를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금 부족이 지연의 주된 원인이기에 내부 설계가 모두 정해져도 착공이 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송유진 단장은 “학교가 건축할 수 있는 규모와 문과대가 원하는 규모 간의 차이로 논의가 지연됐다”면서도 “학교가 문과대 측과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라 부정적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문과대 건축위원회는 문과대 대학원생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임 부학장은 “정경대와 기부자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며 “모든 의견을 적절히 조율하는 과정임을 이해해달라”고 전했다.

2018년 11월 5일 홍보관 철거식 행사 참석자들이 정든 홍보관을 향해 노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2018년 11월 5일 홍보관 철거식 행사 참석자들이 정든 홍보관을 향해 노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정혜원·유승민 기자 press@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