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은 전공수업 거부 예정

학교 행사 불참도 예고

학생 자치활동 무기한 연기

 

지난 26일 기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 503명 중 479명(95.23%)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사진은 고려대학교 제1의학관 앞.
지난 26일 기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 503명 중 479명(95.23%)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사진은 고려대학교 제1의학관 앞.

 

  고려대 의과대 재학생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반대해 집단 휴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예과 2학년~본과 4학년 재적 학생 503명 중 479명(95.23%)이 휴학계를 제출했으며, 24학번 신입생은 전공 수업 거부를 계획하고 있다. 휴학계 승인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강지민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밝힌 의대 증원 계획엔 증가 인원의 수용 및 실습 환경에 관한 어떤 대책도 없다”며 “집단행동에 대한 모든 결정은 강요 없이 개인 선택에 맡긴다”고 밝혔다.

  휴학계를 제출했지만 아직 재학생들이 휴학 상태인 것은 아니다. 학교 측에서 휴학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올해 1학기 등록금 납부와 수강신청은 등록금 및 장학금 반환 절차를 간편히 하기 위해 예정대로 진행했다. 1월 2일 본과 4학년을 시작으로 본과 학생들은 모두 개강한 상태다. 의료원 커뮤니케이션팀은 “이미 개강한 강의들은 전부 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휴학계 미제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 계획에 대해선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신입생들은 수업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단체행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고려대 학칙상 1학년 1학기 재학생은 일반 휴학이 불가능해서다. 수업 거부는 의예과 전공 수업인 돌봄과이해Ⅰ · 의과학연구기초Ⅰ에 한하며, 교양 교과목은 해당하지 않는다.

 

지난 28일 오전 고려대학교 의학도서관 4층 열람실이 비어있다.
지난 28일 오전 고려대학교 의학도서관 4층 열람실이 비어있다.

 

  지난달 21일 계획된 신입생 OT 뒤풀이도 취소됐다. 학생회 주관의 공식 행사는 아니었지만 참여 인원이 60명을 넘어서자 의예과 학생회 측에서 취소를 권고했다. 의예과 학생회(회장=김노아)는 다음 달 진행되는 신입생 응원OT와 합동응원전에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김노아 회장은 학과 공지를 통해 “응원OT 인솔 활동을 진행하지 않겠다”며 “연세대 의과대학과 합의해 합동응원전에도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집단행동의 외부 노출을 막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고려대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의과대학 공지방에 △여행 지양 △SNS 사용 자제 △선후배(신입생-재학생) 간 친목 밥약 자제 △언론 무대응을 포함하는 ‘단체행동 기간 학생 지침’을 공지했다. 아래는 고려대 의과대학 학생회가 공지한 ‘단체행동 기간 학생 지침’ 전문이다.

 

단체행동 기간 학생 지침

1. 해외여행 포함 모든 여행은 정말 부득이한 사유가 아니면 부디 지양해주시길 바랍니다. 본 행동의 목적을 잘 생각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혹 여행을 가더라도, 해당 내용을 SNS에 올리는 것은 삼가주세요.

2. 비단 여행이 아니더라도, 지나친 SNS 사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SNS를 통해 연결된 나의 지인들, 혹은 나의 게시물을 볼 수 있는 불특정 다수 역시 우리의 단체행동에 대한 여론을 구성하는 사람들입니다. 대외적인 상태와 다르게, 개인 SNS에는 즐겁게 노는 모습을 업로드하는 것은 외부에 안 좋게 비춰질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나, 본 행동의 목적을 다시 한 번 상기해 주시고 SNS 사용 관련 특히 조심해주시기 바랍니다.

3. 특히 음주하는 모습은 더더욱 주변에 보이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여러 번 강조하나 외부 노출 정말 조심해주시기 바랍니다.

4. 선후배(신입생-재학생) 간 친목 밥약 역시 자제하시길 강력히 권고드리며, 동기들 간 단순 약속도 최대한 SNS 업로드 자제 부탁드립니다. 신입생의 경우에도 외부 노출 최대한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해당 내용은 의과대학동아리연합회 및 의예과 학생회 공지 추가적으로 참조 바랍니다.

5. 학교에서 기자를 만난다면 최대한 무시하고 인터뷰 거부해주시길 바랍니다. 어제도 제1의학관에 기자가 출입해 학생들에게 인터뷰 요청을 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속적으로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한 개인의 의견이 악의적으로 왜곡되어 우리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일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언론과의 접촉은 필히 삼가주시기 바합니다.

6. 건강을 잘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정신건강 측면에서, 커뮤니티를 지나치게 오래 하거나 온라인에서 해당 이슈에 관해 지나친 설전을 벌이는 등의 행위는 나의 심신만 지치게 할 수 있습니다. 비대위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쪽으로 에너지를 보일 수 있는 여러 행사들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7. 외부 이슈보다는 학내 공지에 집중해주시기 바랍니다. 학교마다 내부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는데, 벌써부터 이를 이용해 전국 의대생들의 단결을 해치려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디 학우분들께서는 이 부분 잘 인지하시어, 중심을 잘 잡아주시고 내부 공지문을 잘 확인해주시길 간청드립니다.

 

글·사진 | 주가윤 기자 gogumakr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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