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라는 개념은 우리의 일상에 완전히 스며들어 있다. 우리에게 버스, 택시, 지하철, 신호등은 하루에도 수백 번씩 마주하는 너무나 당연한 요소다. 그렇다면 우리의 일상에서 이 요소들이 사라진다면 어떨까?

  베네치아 본섬은 온통 울퉁불퉁한 돌로 바닥이 구성되어 있고, 5분에 하나씩 돌다리가 놓여있다. 따라서 물길을 제외하고 땅 위에서 사용되는 교통수단은 오직 도보뿐이다. 즉 본섬에서는 골목에서 튀어나오는 자전거를 조심할 일도, 코너를 돌 때 자동차가 있는지 확인해야 할 일도, 당연히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는 일도 없다.

 

 

  그렇다면 베네치아에서는 어떻게 이동할까? 물의 도시라 불리는 베네치아에선 배가 주요 교통수단이다. 베네치아는 120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으며 여러 배가 이 섬들을 연결하고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보트를 타고 등교하며 기차역까지 보트 택시를 타고 간다. 심지어는 삐용삐용 소리와 함께 지나가는 보트 구급차까지 볼 수 있다. 수상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 일은 꽤 낭만적이다. 보트 위에선 베네치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석양이 질 때 바다 위로 보이는 베네치아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올해 10월부터 서울에서도 ‘한강 리버버스’가 운항할 예정이다. ‘지옥철’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서울의 출퇴근 시간은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수상 버스의 등장은 이동 수단 선택지의 폭을 넓혀 통행시간 절감 효과와 함께 관광객 유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짜증스러웠던 등하굣길이 베네치아에 와서는 낭만적인 시간으로 바뀌었다. 수상 버스라는 낯선 교통수단은 이때까지 네 바퀴 위에선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들을 선사했다. 부디 한강 리버버스 또한 베네치아의 수상 버스가 그러했듯이 우리의 이동 시간을 한층 낭만적으로 만들어주길 바란다.

 

윤혜정(문과대 한국사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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