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488호 <고대신문>에서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2004 정기 고연전과 관련된 기사들이었다. 경기보도와 사진특집, 보연전에서 시작되는 고연전의 역사를 다룬 특별 기획 등은 고대생에게 있어 고연전이 가지는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지면 할애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학신문이 가져야할 비판성이라는 입장에서 <고대신문>이 보여주는 편향된 시각은 여전히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미 오래전부터 양교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친선관계를 다지며 상호 발전적 축제의 장을 형성하겠다는 원래의 의의를 잊어버린 채 ‘고연전’이라는 경기 위주로 진행되는 고연제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승부에 대한 집착으로 저급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으며 남성-비장애인 위주의 응원문화와 학벌주의의 공고화 등 배타와 소외를 재생산 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고연전이다. 해마다 지속된 안티연고전 역시 다양성을 상실할 채 ‘그들만의 축제’가 되어가고 있는 고연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고연전을 다루는 <고대신문>의 태도는 냉철한 이성과 비판적 저널리즘보다는 ‘그때의 흥분과 열기’만이 가득할 뿐이다. 우리 편의 안타까운 실수, 상대의 미숙한 경기운영이 낳은 통쾌한 승리라는 식의 보도기사나 경기장에서 발생한 폭력사건에 대해 보여주는 스포츠 신문식의 ‘우리 편은 착한 사람, 상대편은 나쁜 놈’ 이라는 태도에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그 어떤 반성이나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 보도태도는 <고대신문>이 학내 언론매체로서의 책임과 의무, 그 주체성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일게 만들었다. 고대신문은 단순 보도지, 홍보지가 아니다. 진정 학내의 지성으로서, 대학신문의 선도자로서 자리매김 하고 싶다면 가치관과 철학을 가지고 문제를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남후희(문과대 사회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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