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8대 안암총학생회(회장=유병문·공과대 산업02, 이하 안함총학)는 다수의 공약 외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일제잔재청산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는 일본 우익잡지에 일본 식민지배를 긍정하는 글을 기고해 물의를 일으킨 한승조 前 명예교수 사건이 계기가 된 것이다. 3월 28일에는 ‘고려대학교 100년 속의 일제잔재 1차 인물조사’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일제잔재청산위원회는 지난 6월 3일 한일협정 반대집회 이후로 활동을 중단하고 50여개 대학이 모인 ‘독도수호 일본군국주의부활반대 민족자주수호를 위한 대학생운동본부’(의장=유병문·고려대 총학생회장, 이하 대학생운동본부)의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생운동본부는 △일본 UN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규탄 등의 활동을 벌였으나 실질적인 운동의 결과는 얻지 못했다. 일제잔재청산위원회는 ‘일제잔재 1차 인물조사’ 이후 2차 조사는 하지 않았다. 이는 5·2사태 이후 안암총학의 많은 사업이 중단되는 여건상의 어려움 때문이기도 했지만 안형진 부총학생회장은 “전문적 기관인 민족문화연구소에서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하고 있어 굳이 일제잔재청산위원회에서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안암총학은 해외문화교류사업의 일환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 기행을 기획했다. 지난 7월 20일부터 28일까지 학생 66명과 교직원 2명 등 68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서는 베트남 호치민 국립대학을 탐방하고 현지 학생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2002년부터 실시된 해외문화교류사업은 여행 경비의 일부를 교비에서 지원받고 안암총학에서 장소선정과 내용 등을 기획한다. 그러나 올해는 안암총학과 학교 측이 기획안과 관련해 의견 충돌을 빚기도 했다. 기행 후에는 학교 측과 안암총학 측 모두 좋았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학생지원부 직원 이재철 씨는 “교비를 지원받는 만큼 학교 측과도 논의해 의견을 모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 안암캠퍼스 학생 3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안암총학이 일제잔재청산위원회를 조직해 활동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갗에 대해 48.7%의 학생들이 ‘시도는 좋았으나 내용이 불충분했다’고 답했다. ‘시도와 내용이 모두 좋았다’고 답한 학생은 7.6%에 그쳤고, 31.6%는 ‘그런 사업을 했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또 해외문화교류사업에 대해서는 61.2%의 학생들이 그런 사업을 실시했는지조차 몰랐던 것으로 나타나, 홍보부족과 안암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월 13일부터 15일까지는 본교 학생 71명과 ‘8?15 통일맞이 금강산 축전’에 참여했다. △전국 7개 대학 총학 △전국대학생기행연합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8.15 통일맞이 금강산축전 준비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본교생 등 전국에서 1500여명의 대학생이 참가했다. ‘금강산 축전’에서는 금강산 관광과 조선노동당 학생위원회와 함께 ‘남북대학생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또 지난 10월 6일부터 8일까지는 부산국제영화제 기행을 주최했다. 차량·숙소 비용은 안암총학이 지원하고, 학생들은 조별로 2편의 영화를 감상하고 2편은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안암총학은 이러한 행사를 통해 문화적인 면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5·2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안암총학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5·2사태에 대한 안암총학의 사과와 폭력시위의 재발 방지를 요구한 ‘평화고대’는 5·2사태의 폭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 5월 16일 안암총학 탄핵안을 발의했다. 탄핵안은 임시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기각되면서 안암총학 탄핵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5·2사태로 인해 총학은 사업 추진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 1학기때 일어난 사건들로 2학기 안암총학의 활동은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출범할 제 39대 안암총학은 학생들이 원하는 사업이 무엇인지 파악해 학생들의 지지와 참여를 얻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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