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본교 문과대 교수 121명이 인문학의 위기상황과 자기반성을 담은 ‘인문학 선언’을 발표했다. 이후 국내 80여 대학 인문대 학장들이 인문학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성명서가 내일(26일)로 예정됐고,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는 이번 주를 '인문 주간'으로 설정해 '열림과 소통의 인문학'을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본교의 ‘인문학 선언’이 대학가를 넘어 사회적 공론으로서 큰 반향을 낳고 있다.

본교 문과대 창설 60주년을 맞아 즐거움과 기쁨을 나누기도 모자란 시기에 학문의 위기가 거론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전공보다 취업이 우선하는 대학현실에서 학생 없는 대학은 학문의 후속세대를 기르지 못하고, 양질의 학문적 성과로 학문의 의미를 보여줄 기회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이 같은 인문학 위기의 원인으로 정책 당국의 인문학에 대한 지원 부족과 사회적 무관심, 급변하는 사회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대중과 괴리된 인문학 내부의 분위기가 지적되고 있다. 또한, 학문분야별로 상대적인 발전양상을 보이는 것도 학문의 위기를 인식시키는 한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위기가 신자유주의 확산에 따른 현상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이공계 분야나 전통문화 분야, 심지어는 노동위주의 산업까지 신자유주의와 시장논리는 모두가 맞닥뜨린 외부환경이고 넘어야 할 과제이다. 그렇기에 분야별로 치열한 대안모색이 이뤄지고 있다. 인간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인문학은 중요하다. 대학과 정책당국은 인문학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 인문학자들도 사회와 학문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학문의 후속세대인 학생들에게 학문의 매력과 강점을 충분히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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