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고대신문 1545호 ‘기획 특집’은 총장 선출을 앞두고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루어진 것 같으나 이러한 다양한 의견을 고대신문의 입장에서 다시 정리하고, 논쟁이 될 법한 사안들을 가지고 쟁점을 뽑아내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보인다.

특히 ‘바람직한 총장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은 ‘현재’ ‘한국사회’ ‘고려대학교’ 라는 ‘상황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추상적인 것이었고 그 앞에 현 총장선출 방식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 있었으나 현 총장선출 방식이 어째서 의견이 갈리는 지점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부재했던 점이 아쉽다. 또한 기사 ‘총장은 만능 엔터테이너?’는 교내 학생들이 새로운 총장에게 기대하는 바가 다양함을 싣고자 했지만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 차이를 다루는 방식 역시 그저 차이를 ‘늘여놓았을’ 뿐이다.

한편 ‘시사/국제’ 분야에 국내외 장묘 문화 소개 및 평가는 해결되지 않았으나 잊고 있었던 삶과 밀접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그러나 다른 ‘시사/국제’분야에서 다루어야 할 ‘국제적 시사’들-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각지에서 일어나는 환경 재앙, 북핵 문제, 각국의 정치상황 등등-이 산적해 있음을 고려할 때, ‘시사/국제’ 코너가 좀 더 포괄적이고 치열해졌으면 한다.  

그리고 1545호에 실린 글은 아니나 올해 5월 15일 자 고대신문에 ‘퀴어 아이 포 유’라는 제목의 칼럼은 꽤나 불편했다. 이 칼럼은 서울 시장 선거에서 두드러졌던 이미지 정치, 색깔 없는 정치, 내용 없는 공약을 비판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본론을 시작하기 전 ‘페미니즘’이란 단어조차 고루하게 느껴지는 현 시점에로 시작하는 #1 부분은 성적 소수자와 그를 둘러싼 현실에 대한 몰이해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양성적’기질을 고루 갖춘 게이가 정치와 경영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게이 문화가 트렌드가 되고 있음을 강조하여 마치 이제는 동성애를 비롯한 성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나 차별, 사회적 배제가 없는 것 마냥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

또 그 아래 게이가 촌스러운 이성애자 남성을 ‘매력남’으로 바꾼다는 TV프로그램을 소개하며 ‘현대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는데 남성과 여성의 장점을 두루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자명한 일이다’고 말한 부분은 하나이지 않은 게이로 정체화한 개인들을 하나의 이미지로 환원시키는 ‘고루’할 뿐만 아니라 폭력적이다. 사설 ‘퀴어 아이 포 유’는 차이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구하는 감수성이 부재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설이었으며 이러한 칼럼을 필터링 하지 않은 고대신문에도 책임이 있다.  

‘중립적’ ‘객관적’입장이 그것이 언론이 걸어야 할 길인지에 대한 재미없는 논쟁은 그만두고라도, 애초에 온전히 ‘중립적’ ‘객관적’ 입장이란 없는 것이다. 여러 번 지적받아 왔을 말이지만 많은 기사 글들에서 고대신문의 ‘입장’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어떤 사안에 대해 의견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기도 하나, 그 때에도 여전히 주요 갈등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거나 (정치성과 감수성을 담지한) 목소리가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벗어남이 이미 ‘정치적’이다) 고대신문이 화장실에서 스-윽 훑어보고 버릴 신문이 아니라 학내에서 담론을 형성하는 매체가 되고자 한다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있어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양이연빈 석순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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