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작>
바쁜 일상에서 ‘나’라는 몸뚱아리가 평가받는 능력이란 감정은 찾아볼 수 없는,도통 따뜻한 피가 흐르지 않는 ‘경쟁적능력’뿐입니다. 다른 사람의 좌절 뒤에서 누릴 수 있는 성취욕이란 그리 달콤하지도 않습니다. 가끔 날카로운 칼날같은 달콤함을 느낄때마다 내 어릴적 소중한 꿈이 도려져 나가는 건 아닌지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랬던 어느날 새벽 일찍 첫차를 타고 전주로 향했습니다. 무슨 연고가 있거나 꼭 그곳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던게 아니라 그냥 마음이 움직여서 갑니다. 바쁜 일상속에서 소중한 내 아이들 앞에 서고 말겠다는 내 꿈을 잠시 잊은건 아닌지하는 조바심 때문이기도 했지요. 순간 내 눈앞엔 고즈넉한 한옥집이 푸근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2006년 현대인의 시각으로 그다지 안전하거나 편리하지도 않을것 같은데 수십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한옥집만의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그 따뜻함이 그리워 전주로 향했나봅니다. 문득 ‘인생부동산’이란 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주인아저씨는 인생을 사고팔 수 있다는 엉뚱한 상상을 한 것일까요. 그 앞을 한 사람이 지나갑니다. 인생부동산이란 다섯글자와 푸근한 한옥집,그 앞을 빠르게 지나가는 행인이 웬지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던 순간입니다. 바쁘게 걸어가다가도 가끔은 내 인생이 어디까지 왔는지,내 꿈이 잘 영글어 가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가작>
















가작으로 뽑힌 김낙현 학생의 해바라기 사진은 클로즈업한 꽃과 하늘의 뭉게구름을 잘 매치한 구성이 돋보였다.  주제와 배경만을 남기고 불필요한 요소를 거두절미함으로써 단순한 것이 강한 것이라는 전달방법을 사용한 점이 좋았다. 화면에서의 꽃의 위치를 아래쪽 3분의 1 지점에 배치한 것은 잘 했는데, 좌우로 이동하면서 좀더 적절한 카메라 포지션을 찾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배민웅 학생의 한강변 유람선 사진은 석양빛을 받으며 물살을 가르는 한강유람선의 뱃길을 정적으로 잘 표현 했다. 사진은 빛을 이용한 그림이며 빛은 사진속의 분위기를 표현하는데 가장 효과적으로 쓰인다. 아울러 성패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해 환상적인 좋은 광선을 만났을 때만큼 사진가들을 들뜨게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의 흠을 지적하자면 모든 시각적 요소들이 중앙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왼쪽이나 오른쪽 중 한쪽을 그리고 윗부분을 과감하게 잘라볼 것을 권한다. 훨씬 더 호소력이 큰 사진으로 다가올 것이다. 사진은 트리밍을 통해 마무리 되고 재구성된다.

<참가상>




























‘별이 흐르는 밤에’는 어려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잘 처리했다. 지상의 나무를 넣은 것과 노출을 잘 살린 것은 전문가급 수준이다. 노출 시간을 더 늘려 별의 궤적을 좀더 길게 해주고 조리개도 더 개방해 흔적을 진하게 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한강의 야경’과 ‘낭만, 그리고 도시’의 63빌딩과 다리사진은 야경을 성공적으로 찍었다. ‘고대 안의 동심’은 망원을 이용해 클로즈업 하므로써 어린이의 표정을 잘 살렸다. 렌즈의 피사계 심도를 활용해 뒷 배경을 포커스 아웃한 것은 밝게 웃는 여자 어린이에게 시선을 유도하는데도 적절했다.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장소선택과 포즈가 프로다운 사진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차량이 달려오지 않을까 보는 사람에게 불안감을 준다. 아쉽게 탈락한 작품이 너무 많았다.
이병훈 / 한국보도사진가협회 부회장, 전 조선일보 사진담당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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