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신문과 다른 대학신문의 모범. 고대신문을 매주 꼼꼼히 읽고 있다. 어떠한 개념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분석, 사회 현상에 대한 깊은 고찰, 학교 전반 소식의 제공까지. 어느 것 하나 유용하지 않은 정보가 없으니, 고대신문 사무국과 그 기자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보이는 듯하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한국 대학신문의 선두주자로서 오늘날의 고대신문은 훌륭하다. 그래도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인지 굳이 한 가지를 더 바라게 되는 오늘날이다. 그것이 무엇인가 하니 바로 ‘센스’가 되겠다. 이번 주 고대신문에서는 그것이 더더욱 필요했다.

지난 월요일. 편집이 끝나 신문이 학우들에게 전달되는 그날에, 앞으로의 고대를 이끌 새 총장이 선출되었다. 때가 다소 애매하여 신문사에서도 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주 고대신문에서는 그 고민의 깊이가 그리 심오하지 않았나보다. 2인으로 좁혀진 최종후보. 총학생회장 선거와 맞물려 있는 시기라 지면의 제약은 있을 것이라 생각하긴 했다. 그렇지만 사안이 사안인 만큼 적어도 표를 통해 두 후보자의 이력, 경력 그리고 공약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정보는 단 몇 줄에 지나지 않았다. 두 후보자가 밝혔던 추상적인 다짐만이 실려 있을 뿐이었다. 고대신문을 읽을 수 있는 월요일 아침. 식사를 들면서 본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이미 ‘고려대 신임총장선출’의 결과를 알았던 나는 신문을 통해 앞으로 고대의 행보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스스로’ 생각 할 수 있기를 바랐지만 이내 다른 기사로 눈을 돌려야만했다. 적어도 총장선출이라는 큰 사안을 두고 주중에 그 결과를 알게 되었을 학우들은, 고대신문에조차 없는 신임 총장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얻었겠는가. 인쇄기의 버튼은 이미 눌러졌고 그 시각에 즈음해서 결정된 내용. 때가 애매하다면 두 후보가 내세운 무엇을 표로 정리해서라도 보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곧 ‘센스’를 발휘했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바람이 약간의 아쉬움을 불러일으켰다.

자정이 넘어서 시작된 축구경기 소식을 신문으로 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양 팀의 구체적인 전력 탐구와 함께 전반전까지의 내용을 전하는 신문의 모습, 즉 그가 발휘한 ‘센스’를 보고 독자들은 어떠한 감격을 느낄 것인가. “어차피 또 언급될 결과일진데”하며 힐난할 것인가. 질과 양을 모두 채운 고대신문. 욕심이 지나친 것인지는 모르지만 주마가편의 마음을 가지고 고언(苦言)한다. 고대신문. 이제는 ‘센스’를 채울 때다.

곽태환(인문대 북한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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