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학년도 1학기의 등록금 액수를 결정할 등록금책정위원회(이하 등책위)의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본교는 등책위를 매년 열어 학생들의 등록금에 관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 하지만 등책위는 항상 ‘구체적이지 않은 원론적인 담론’만을 남긴 채 끝나곤 했다. 학교는 등록금을 인상하고, 학생들은 등록금 투쟁을 지속하는 1학기가 반복되지만 등책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등책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등책위가 실제적인 권한이 없다는 점이다. 등책위는 등록금 심의기구가 아닌 자문기구이다. 실제로 지난해 등책위가 시작되기 전, 이미 일반 언론에 본교의 등록금 인상률이 8%라고 보도됐다. 등책위에서 학교측이 밝힌 인상률도 동일했다. 두 번째는 실제적인 예산안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의 미공개다. 학교측은 예산의 세부안이 확정되지 않아 공개할 자료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구체적인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았는데 등록금 인상률은 어떻게 확정했느냐는 학생대표들의 물음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자료의 공개가 미흡해 학부의 등록금 인상률이 6%로 조정됐지만, 결국 등록금 인상을 위해 일단 높게 인상률을 책정했다는 학생들의 비판을 받았다.

새로이 선출된 안암과 서창의 총학생회는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범위’라면 등록금 인상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총학생회가 등록금 인상에 ‘일단’ 부정하던 데 비해 대단한 변화이다. 이제는 학교당국이 변화된 모습을 보여 학생들의 의문에 적극 답해야 한다. 되풀이되는 등록금 투쟁에서 벗어나 등록금 책정을 위해 학생대표와 학교당국이 합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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