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경력
신일고 - 고려대(79학번) - 상업은행 - 해태 - OB - 87년 은퇴

△ 코치 / 감독 경력

신일중 감독 - 신일고 인스트럭터 - OB (현 두산)수석코치 - LG 수석코치 - LG 감독대행 - 현 고려대 야구부 감독

양승호 감독은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일찍 접어야만 했다. 하지만 지난해 LG 감독대행이 되기까지 프로에서만 17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거치며 특유의 성실함과 노력으로 성공시대를 열었다. 오랜 프로생활에서 얻은 풍부한 경험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방법으로 고대 야구부를 이끌게 된 양승호 감독을 지난 10일(수) 동계훈련이 한창인 송추 야구장에서 만나봤다.

△ 본교 야구부 감독으로 취임한 소감은
- 불러주셔서 영광이다. 사실 LG 구단과의 계약기간이 남아있어 감독 취임이 불투명했지만 기꺼이 모교로의 복귀를 허락해준 LG 구단에도 감사드린다. 응원해주고 성원해준 동문 선후배들과 총장님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 계약은 언제 결정됐나
- 지난해 12월 29일(금)에 학교로부터 감독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LG 구단과의 계약문제와 총장 취임 문제 때문에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지난 10일(수)이다.

△ 학생 야구에는 오랜만에 복귀했는데
- 17년만의 복귀다. 하지만 프로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기 전에 초·중·고등학교에서 이미 지도자 생활을 했기 때문에 적응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다.

△ 선수들을 지도하는데 있어 자신만의 코칭 철학이 있다면
- 대학에 진학한 선수들 중 절반정도는 프로에 진출하지 못하고 야구를 그만둬야 한다. 이 선수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다. 선수들과의 첫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수업에 참여할 것을 권했다. 또 친구들을 사귀어서 훈련장에 데려오면 상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선수들이 대학생활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선수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 알아서 야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하지만 선수들을 믿는다 해도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룰이 필요하다. 학생의 본분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스스로 반성할 수 있도록 그에 합당한 벌을 내릴 생각이다.

△ 지난 2년 동안 정기전에서 패했다. 정기전에 대한 부담이 클텐데
- 선수시절보다는 덜하지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실 정기전만큼 특별하고 중요한 경기는 없다. 더군다나 2년 연속 패했기 때문에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철저히 준비해서 이번에는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정기전이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지적하는 견해에 대해서는
- 야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는 승부를 전제로 경쟁을 한다. 승자가 있는 반면 패자도 분명 존재한다. 본래 정기전의 목적이 승부를 떠나 양교의 친선을 도모하는데 있지만, 승부에 집중한 나머지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이 사실이다.
야구부에 임명되자마자 이광은 연세대 야구부 감독을 따로 만났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앞으로 정기전에서 너무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페어플레이 하자고 했다.
지금까지는 지나친 승부욕 때문에 경기가 과열돼 선수들 간의 싸움도 있었다. 또한 심판배정문제 때문에 경기가 파행적으로 진행됐던 적도 있다. 본교와 연세대는 야구뿐만 아니라 대학 전체를 대표한다. 양교는 모범이 되어야 하며, 그러야할 책임이 분명 존재한다. 연세대 감독과의 대화에서 시즌이 끝나고 1년에 한번 씩 산행을 하기로 했다. 이후 좀 더 교류를 확대 시킬 계획이다.

△ 본교 야구부의 황금시대라고 불리던 80년대 초에 선수생활을 했는데, 기억에 남는 경기는
- 학생 선수시절에는 그리 주목받던 선수가 아니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없지만,정기전에서 최동원 선수의 호투에 2년 연속 패배한 적이 있다. 결국 3번째 도전 만에 승리를 거두고 선수단 전체가 하와이로 전지훈련을 떠났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 선수생활 시절이나 코치시절 기억에 남는 지도자가 있다면
- 김인식 감독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분은 기술적인 면보다는 사람의 됨됨이를 가르쳐 주셨기 때문이다. 또 최남수 감독님도 기억에 남는다. 강한 카리스마가 있는 분이셨다. 지도자 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

△ 동계훈련은 어떻게 진행되나
- 감독선임이 늦어져 다른 학교에 비해 늦게 훈련을 시작했다. 다음달 4일(일)까지는 송추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다음달 5일(월)부터 12일(월)까지는 광주에서, 3월 초까지 제주도에서 훈련할 계획이다.
이번 동계훈련은 기본에 충실할 계획이다. 오랫동안 프로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선수들의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야구는 기본기만 튼튼하면 쉽게 흔들리지 않고 발전 속도도 빠르다. 롱 토스(공을 길게 주고받는 훈련), 배팅, 수비 훈련과 같은 기본기를 연마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생각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부임 5일째이기 때문에 아직 선수들의 이름정도 밖에 파악하지 못했다.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에 선수들과 면담을 통해 선수들의 성격이나 환경까지 다 파악하겠다.
우선 1년 동안은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선수들을 이끌어 갈 생각이다. 감독이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선수들도 따라오리라 믿는다.

△ 2003년과 2004년 정기전을 승리로 이끈 김대우(체교 03) 선수가 지난 12월 제대했다. 김대우 선수가 복학하는 것인가
- 김대우 선수 문제는 약간 민감하다. 김대우 선수가 입학할 당시 조건은 2년을 우리학교에서 선수로 활약하면 곧바로 국내 프로 구단이나 메이저리그 구단으로의 입단을 학교가 허락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2년동안 활약한 김대우 선수는 프로에 진출하지 않고 상무에 입대했다. 제대 후에도 프로 구단과 아직 계약하지 않았기 때문에 복학할 여지는 충분하다. 물론 복학을 결정하는 것은 학생의 몫이다. 김대우 선수가 정기전에서 2번의 승리를 가져다 준 최고의 선수라 할지라도 특별대우는 없다. 하지만 학교와 야구부의 규정이 허락하는 한에서 선수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생각이다. 어제 면담을 가졌고, 선수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기 때문에 곧 훈련에 참가할 것으로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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