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길 차례다. 지난 3년의 정기전에서 승리를 맛보지 못한 축구부가 단단히 벼르고 있다. 우리학교는 전반기 U리그에서 좋지 않은 성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전국대학축구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제는 그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 고연전의 대미를 장식할 생각이다.

익어가는 전술적 완성도
축구부는 올해 연세대와 세 번 맞붙어 1승 1무 1패를 기록했고 2번의 전국대회에선 한 번씩 우승컵을 나눠가졌다. 최근 몇 년간 우리학교는 수비력에서, 연세대는 공격력에서 강세를 보였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원근 이경렬 이용 오주현 이재권 등이 구축하는 수비라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오버래핑도 활발하다. 다양한 공격루트 창조를 위해선 수비진의 유기적인 위치변화를 통한 공격가담이 필요하다는 김상훈 감독의 생각 때문이다. 특히 이용(사범대 체교07) 선수는 세트피스 등 공격상황에서 186cm의 큰 키를 이용한 헤딩, 위치선정능력을 바탕으로 ‘골넣는 수비수’로 통한다. 좋은 찬스가 있을 때면 과감하게 골 사냥에 나선다.

정기전에서 수비수들의 공격가담이 장점인 포백과 수비력에서 안정적인 쓰리백 중 어떤 포메이션을 선택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수비가 뚫렸을 경우라 하더라도 골키퍼 김근배(사범대 체교05) 선수가 든든하게 최후방을 지킨다. 전국대학축구대회 결승전에서도 승부차기에서 선방해 우리학교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6월 루이스 골키퍼 코치가 부임해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골키퍼 훈련을 받았다는 점도 신뢰감을 더한다.


중앙은 올림픽축구대표팀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캡틴’ 권순형(사범대 체교05)이 지킨다. 개인기와 킥력이 좋아 안정적인 볼 관리 후 적재적소로 정확하게 패스를 연결해 준다. 지난 5월 1일에 열린 연세대와의 U리그 개막전에서도 위협적인 프리킥과 발재간으로 관중들의 탄성을 이끌어낸 바 있다. 또한 공격형 미드필더 이용래(사범대 체교05) 선수는 프랑스 FC메츠 유학파 출신으로 빠른 발과 정확한 왼발 슈팅이 돋보인다. 이용래 선수는 “졸업을 앞두고 이번만큼은 무조건 이기겠다”며 승리를 준비 중이다.


한편 김자운 김오성 이재민 등의 공격진은 매 기회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해 골을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다. 정기전은 실력 외적으로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찬스 상황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 부상으로 한동안 결장 했던 이재민 선수가 출전한다면 공격에 한층 무게감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력이 돋보이는 연세대
한편 연세대는 공격력이 좋고 볼 처리가 빠르다. △이훈 △최정한 △남준재가 자리잡은 공격라인은 FA컵에서 프로팀을 상대하면서도 그 위력을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연세대의 조직력이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낫다고 평가하고 있다. 2006년 정기전에서 경기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내줬던 점을 교훈삼아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집중력 있는 수비가 필요하다. 전원근(사범대 체교05)선수는 “이훈, 남준재가 위협적인 선수지만 원천 봉쇄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프로팀과의 대등한 시합…자신감OK
방학기간 동안 축구부는 많은 연습경기를 통해 조직력을 높이고 실전감각을 익혔다. 17일간 고성에서 체력?전술 훈련을 한 뒤, 강원도 태백전지훈련 때는 연습경기를 주로 했다.  △전남 드래곤즈 △FC서울 △전북현대 등 프로팀과도 여러 차례 시합을 가졌다. 특히 지난달 6일 있었던 전남 드래곤즈 1군과의 연습경기에서는 3:2로 리드하는 경기를 펼치다 아쉽게 3:3 동점으로 경기를 마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전남 드래곤즈 박항서 감독은 “계속된 훈련으로 선수들이 많이 지쳤을텐데 잘 뛰었다”며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고 일차적인 압박을 강하게 가져간다면 고연전에서 충분히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감독 부임 이후 사실상 첫 고연전을 맞이하는 김상훈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과 정신력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다. 두 팀의 실력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만큼 정기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선 이 두 가지가 필수요소라는 것이다. 김상훈 감독은 “다른 말 필요 없이 정기전 마무리를 승리로 장식하겠다”고 선전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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