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vs 창원시청2009. 3. 20(금) 남해스포츠파크

본교 선발 명단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는 승부다. 우리학교는 1무 1패로 조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예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경기에서 2골차 이상 승리가 필요한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마지막 상대는 창원시청이다. 창원시청은 창단 2년 만에 내셔널리그선수권(컵대회) 우승을 하고 전기리그 준우승 등 꾸준한 전력을 보여 왔기 때문에 우리학교로서도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었다.

우리학교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경기에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선발로 투입하며 승리를 노렸다. 지난 삼척신우전자전에서 득점을 합작한 이재민과 서영덕을 전방에 포진시켜 상대 골문을 노렸다. 수비진도 1차전에 나왔던 그대로였다. 다만 골문을 한일구가 처음으로 지켰다. 전체적으로 대전한수원전 보다는 공격적이고 삼척신우전 보다는 안정적인 전형으로 신중한 모습이었다.

전반전. 경기초반 상대의 공력은 녹록치 않았다. 우리의 전진패스가 끊기면서 흐름이 넘어갔다. 그리고 전반 9분. 우리 쪽 진영에서 우리의 던지기가 선수 사이에 호흡이 맞지 않으며 상대방에게 연결되었다. 창원시청의 김준태가 로빙으로 패스를 했고, 이길용이 가슴으로 받은 뒤에 터닝슈팅을 날렸다.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던 공을 한일구가 간신히 손끝으로 걷어 냈지만, 뒤에서 이삭줍기를 노리고 있던 최명성의 슛을 막지는 못했다. 경기가 어려워지는가 생각하는 순간 우리의 왼쪽돌파가 성공했고 코너킥을 얻어냈다. 박진수의 킥이 높았고 창원의 골키퍼 김경두가 공을 처리하나 싶었다. 하지만 김경두가 공을 놓쳤고 아래서 기다리고 있던 정재용이 재치 있게 밀어 넣었다. 전반 16분의 일이었다. 정재용의 입학 후 첫 공식대회 골이었다.

이후 경기는 서로 치고받으며 난타전으로 흘렀다. 아쉬운 장면은 이재민이 오른쪽에서 돌파해 페널티 박스에서 슈팅 찬스를 잡았다. 창원시청의 수비수가 뒤에서 태클을 했고 이재민이 쓰러졌다. 순간 필드에는 정적이 흘렀다. 심판이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고, 우리학교에서 거칠게 항의했다. 전반에는 더 이상 득점이 나지 않았다.

창원시청 이길용 선수
후반. 우리학교는 가솔현과 박형진을 빼고 송원재와 김동철을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김동철은 3백으로 들어갔고 이재권이 미드필더로 올라갔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던 가솔현을 빼고 공격적인 송원재를 투입하면서 중원에서 보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는 선수교체였다. 하지만 경기는 우리학교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미드필더에서 패스가 유기적이지 못하며 쉽사리 기회를 잡지 못했고, 후반 29분 상대 역습에 실점하며 경기를 끌려가고 만다. 우리진영 내 프리킥 상황. 수비수가 길게 내찬 공이 상대선수 머리를 맞고, 다시 상대 공격진에 연결되었고 바로 역습 상황으로 이어졌다. 측면으로 나간 공은 아크 정면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로 연결되었고, 백전노장 이길용이 약간은 투박하게 트래핑한 후 재치 있는 마무리로 우리 골문을 갈랐다. 실점 전에 유준수까지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를 실었던 우리학교는 더 이상 득점하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대통령배 축구대회를 1무 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친 우리학교. 팀이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모습이었다. 허리진에서 유기적인 패스도 부족했고, 공격수들의 마무리도 아쉬웠다. 무엇보다도 매 경기 두 골을 허용한 수비진에 구멍이 크게 느껴졌다. 대학 대회는 토너먼트 형태가 많아서 안정된 수비진을 구축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어있다. 주장 이경렬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것도 수비진이 불안한 원인의 하나일 수 있겠다. 그보다 3백의 측면에 공간이 너무 많이 나고, 수비수의 커버가 늦어지면서 양질의 크로스를 허용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번 대회 6골의 실점 중 5골이 측면 크로스에서 이어진 것을 보면 개선해야할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떨어진다.

글=김민규(언론 04) 기자
기사제공 = SPORTS 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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