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이 5월 22일부터 3일간 ‘단과대 학사지원부 및 ONE STOP서비스센터 만족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단과대 규모를 고려하여 표본을 정해 안암캠퍼스에서 232명, 세종캠퍼스에서 80명에게 응답을 받았다. 설문평가항목은 △업무처리 절차 △업무처리 시간 △대응태도 △친절도 등 이다. 평가점수는 매우불만족(1), 불만족(2), 보통(3), 만족(4), 매우만족(5)으로 환산해 표시했다.

  안암캠퍼스의 단과대별 학사지원부 만족도는 △간호대(3.8) △법과대(3.71) △경영대(3.52) △정경대(3.4) △이과대(3.3) △사범대(3.18) △공과대(3.17) △의과대(3.16) △생명대(3.15) △조형학부(3) △문과대(2.92) △미디어학부(2.87) △국제학부(2.83) △정통대(2.71) △자유전공학부(2.4) △보과대(2.3) 순으로 나타났다.
세종캠퍼스의 단과대별 학사지원부 만족도는 △과학기술대학·사회체육학부(3.4) △경상대학·공공행정학부(3.25) △인문대(3.15) △약학대(2.8) 순이었다.

친절한 응대 및 설명 부족해
‘담당직원의 대응태도에 대한 만족도’의 전체평균점수가 2.95점으로 설문 항목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자유전공학부는 1.6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김은진(가명, 자유전공학부13) 씨는 “업무에 대해 숙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불쾌했다”고 말했다. 1.84점을 기록한 보과대 학사지원부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한준(보과대 보건행정08) 씨는 “학사지원부를 방문하기 싫을 정도로 직원의 태도가 불친절했다”며 “여학우는 학사지원부 가기가 무섭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전체평균 3.11점을 기록한 ‘요청한 서비스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였는가’의 항목에서도 특정 단과대에 불만이 집중됐다. 심리학을 복수전공하는 곽동현(사범대 국교09) 씨는 사범대(3.09)와 문과대(2.74) 간의 ‘친절도’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의 차이를 직접 경험했다. 곽 씨는 사범대 학사지원부에서 졸업요건문의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들었다. 반면 같은 질문에 문과대에서는 일람을 찾아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곽 씨는 “사범대에서는 물어보지 않은 부분까지도 자세하게 알려준 반면 문과대에서는 ‘그걸 학생이 모르면 어떡하냐’는 식으로 대답했다”고 말했다. “직원이 학생의 질문에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고 답한 학생도 많았다. 이규성(문과대 서문10) 씨는 “핵심교양인정 관련 문의로 문과대 학사지원부를 찾았는데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기로 가라’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직원의 불친절한 대응으로 학사지원부 업무에 불만족한 사례도 있었다. 김미경 씨(인문대 영문09)는 어느 날 학사지원부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직원은 대뜸 “학교 안 다니실건가요?”라고 말했다. 배경설명 없이 다짜고짜 묻는 말에 당황했다는 김 씨는 “인터넷으로 복학신청을 완료했다는데도 무조건 방문해서 확인하라는 말에 학사지원부에 가야만 했다”고 답했다. 경상대에서 근로장학생으로 근무한 문경식(가명, 경상대11) 씨는 “졸업에 관한 전화문의가 여러번 반복해서 오자 관련 담당직원이 나중에는 ‘홈페이지에 찾으면 나온다’며 전화를 끊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어
학사행정 담당 직원은 직원 수의 부족에 따른 업무 과다가 서비스 만족 저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본교는 IMF 구제금융위기를 거치며 1998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행정당국은 자연감소와 명예퇴직 등을 통해 사무행정 90여명을 감원했다. 인력개발원 한재호 과장은 “IMF 때 감축된 인원수가 지금까지 거의 변동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과학대학·생명환경과학대학원학사지원부 송익현 주임은 “특수대학원이 신설되고 건물 수가 늘어나면서 개인 당 업무의 양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학사행정 업무가 급증하는 2~3월과 9~10월 사이에 직원들은 급격한 피로를 느낀다. 학적·수업지원팀 이주리 부장은 “서비스 요청이 몰리는 시기에 직원이 지쳐 학생을 편안하게 대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며 “문과대, 공과대 등과 같이 소속된 학과가 많은 학사지원부는 학과마다 규정이 모두 다르기에 규정을 숙지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실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 사이에서는 ‘문과대’와 ‘공과대’는 기피할 정도로 업무의 강도가 타 단과대에 비해 높은 편이다.

  행정 직원 감축과 업무량 증가 등을 보완하는 비정규직 직원의 확충여부가 서비스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비정규직 행정 직원은 단과대별로 자체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전체 학사지원부는 평균 1명을 고용하는데, 평균보다 많은 비정규직 직원을 고용한 학사지원부의 만족도가 높았다. 2명 이상의 계약직 직원을 고용하는 경영대는 만족도가 높았다. 이무림(경영대 경영06) 씨는 “학사지원부를 찾을 때 마다 느긋한 분위기로 서비스를 받기 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약직 형태의 고용으로 인해 업무의 인수인계가 수월하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주리 부장은 “불안정한 고용으로 업무의 연속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녹지캠퍼스와 이공계캠퍼스 두 곳에 학사지원부를 두고 있는 생명대의 경우 등 행정 부서의 이원화가 서비스 불만족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직원은 “행정 부서의 이원화로 인해 학생들은 한 곳에서 업무 진행을 못 보게 된다”며 “행정의 복잡성이 고스란히 학생의 불편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고대신문의 설문조사결과에 대해 이주리 부장은 “조사 결과에 공감하며 통계를 바탕으로 직원들 간의 워크숍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직원은 서비스 만족 개선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평균 만족도 2.4점인 자유전공학부 지준용 과장은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며 “학생과 직원이 같이 의논해 나가면서 문제에 접근해야 되는데 학생들이 얘기하는 부분은 다 해줘야한다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2.92점으로 만족도 하위권인 문과대학 안선희 과장 또한 “직원 1인당 담당 학생 수가 많은 이상 아무리 잘한다 해도 이 결과보다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학생의 요구 또한 문제
일부 학사지원부 직원들은 업무 요청을 하는 학생들의 태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수강신청 일정이 끝난 후 수강신청을 부탁하는 등 규정에 어긋난 요구 등이 직원을 지치게 한다는 것이다. 이주리 부장은 “마감된 과목에 대한 수강신청 등 규정과 상반되는 학생들의 요청을 처리하기엔 공평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경대 학사지원부 근로장학생인 홍성철(문과대 영문06) 씨도 학생들의 요구가 지나칠 때가 있다는 말에 동의했다. 홍성철 씨는 “수강신청과 관련해서 소수의 학생들이 마구잡이로 따진다”며 “심할 땐 직접 나서서 말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학사행정 서비스 직원에게 과도한 친절을 바라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문과대 기자재실 근로장학생인 최준환(문과대 영문06) 씨는 “기자재실에 와서 개인 노트북을 고쳐달라는 학생도 있다”며 “최대한 친절하게 대응하려고 하지만 학생들의 지나친 요구에 학생인 나도 지칠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만족을 높이기 위해선 학사지원부가 궁극적으로는 은행과 같은 원스탑 행정을 지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흥석(정경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은행의 어느 창구를 가더라도 모든 일을 다 처리할 수 있다”며 “학사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어느 곳에 가도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는 원스탑 행정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기계적인 행정업무의 수고를 덜기 위해 스마트폰과 SNS를 활용한 정보 제공 또한 필요하다. 김기석(공과대 건사환08) 씨는 “본교에서 문자로 제공되는 서비스 이외에 자주 이용하는 페이스북을 통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또한 학사행정 서비스 향상을 위해선 학생과 행정당국 간의 의사소통의 장애를 해결해야 한다. 본교엔 학사행정 서비스 민원을 제기할 방법이 포털 사이트의 ‘Help Desk’정도 밖에 없다. 성균관대의 경우 학생조사위원을 선발해 학사행정 만족도를 수시로 조사한다. 성균관대 교무팀 엄융수 계장은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해 학생의 진로 및 고민이 반영되도록 타 학교에 비해 자주 교육과정을 개편한다”고 말했다. 2013년 5월에 발표한 중앙일보 재학생만족도 조사의 ‘학사행정 서비스 만족도’에서 30개 대학 중 1위를 기록한 한국기술교육대는 ‘기술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 ‘기술연구원’은 타 학교의 조교보다 전문적인 수준으로 학생의 실습과 취업 등을 담당하는 직원이다. 한국기술교육대 업무담당 박석룡 직원은 “기술연구원이 학생들을 일대일로 담당하며 학생과 친밀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 전반적인 학사행정 만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본교는 학사행정 서비스 만족도 지표에서 100점 만점에 51.38점을 받아 조사대상 30개 대학 중 하위권을 기록했다. 30개 대학재학생 전체 만족도는 60.86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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