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학칙개정 전부 개정안(학칙개정)’의 학생 의견수렴 시기와 기간, 그리고 방법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민예지 문과대 학생회장은 “학교가 학생 의견수렴을 형식적으로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문과대 학생회는 10일 페이스북에 학칙개정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수렴 기간을 충분히 주지 않은 것에 대해 규탄하는 글을 올렸다. 안암총학생회(회장=최종운, 안암총학)와 학생 대표자들은 21일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열어 학칙 개정에 있어 학생들이 보낸 개정요구안을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하필 바쁠 때 vs 일정상의 문제
학생 의견수렴은 2013년 12월 11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다. 이 시기는 제 47대 안암총학이 당선된 직후였다. 최종운 회장은 “12월 8일 당선이 확정되고 1주일 만에 중운위를 소집했다”며 “학칙개정 안건을 논의하기에 시간상으로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명순구 교무처장은 “소위 ‘날치기 통과’를 위해 시기를 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학칙개정의 검토를 위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기간은 학생들의 기말시험 5일 전 부터 시험 둘째 날까지였다. 이에 대해 박영웅(문과대 영문10) 씨는 “시험 준비로 바빠 의견수렴 공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유성열(자전 철학10) 씨는 “시험 기간이라는 이유로 시기를 문제 삼는 일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기간 불충분 vs 규정에 따른 것
 주어진 시간만으로 학생 의견수렴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본교 규정에는 ‘교무처장이 각 부서의 개정의견을 수합해 작성한 학칙 개정안을 교내 신문, 게시판 또는 홈페이지를 통하여 7일 이상 공고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실제로 학생 의견수렴은 7일간 진행됐다. 하지만 최종운 안암총학생회장은 “중운위에서 학칙의 전면적 검토를 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학생처에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후 중운위 의견을 모은 학칙개정 요구안은 12월 26일 교무처에 전달됐다. 학적지원수업팀 김귀숙 과장은 “학생 의견수렴 기한이 지나 요구안을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우녕(문과대 철학10) 씨는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시간이 의견수렴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소통 의지 있었나 vs 우리도 아쉽지만
 학교 측의 태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민예지 문과대 학생회장은 “공지 외에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는 소극적 태도가 문제”라며 “학칙개정이 진정 학생과 교육윤리를 위한 것이라면 학교 측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수렴에 나섰어야 한다”고 말했다. 명순구 교무처장은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없었던 점은 아쉽다”면서도 “재학연한 신설 폐지를 비롯해 받아들일 수 없는 학생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학칙개정 학생 의견수렴은 본교 포탈 게시판에 공지된 것 외에 다른 홍보수단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교무처 관계자는 “본교 학생들만을 위한 공지이므로 외부에 노출되는 수단을 배제하고 포탈 게시판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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