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시험을 통한 공정성과 온라인시험을 통한 안전’, 그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오프라인 시험에 반대한다. 평소 코로나바이러스에 그렇게 두려움을 갖는 사람도 아니고, 공부를 위해 이따금 마스크를 쓰고 카페에 가는 입장으로서 오프라인 시험도 별반 다를 것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우리가 사회의 어떤 문제에 관해 한 가지 입장을 택할 때는, 그 입장이 사회구성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에 부합하는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한다는 생각에 오프라인 시험을 반대한다.

 고려대학교 기말고사 오프라인 시험을 칠 때 시험을 치는 사회구성원들은 누구인가. 바로 고려대학교 학생들이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정성보다는 안전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비교적 건강하고,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걱정이 적은 사람한테도 예외 없이 공정성보다는 안전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조금 거창하지만, 공정성을 정의라고 칭하고, 안전을 생명이라 칭하면 아무리 정의라고 한들 사람의 생명보다 우선하진 않을 것이다. 이렇게 가치의 문제로 접근하게 되면 그 누가 이 문제를 바라본들 직관적으로 오프라인 시험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물론 이 문제는 공정성이냐 안전이냐 하는 단순한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그밖에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너무나도 많다. 오프라인 시험을 치게 됐을 때 지방에서 오직 시험만을 위해 학교에 와야 하는 학우,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 때문에 중간고사에서 억울한 점수를 받은 일부 학우 등 누구의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오프라인 시험이냐 온라인 시험이냐 확실한 대답을 내리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이차적인 문제다. 온라인 시험으로 점수를 억울하게 받은 학우들의 문제는 학교 입장에서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 줘야 하며, 지방에서 시험 때문에 올라오는 학우들의 문제도 온라인 시험을 치러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 학생마다 떨어뜨린다고 해도 바이러스 감염은 어떻게든 일어날 수 있다. 우리는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장을 보며 선택의 갈림길에서 망설이기보다는 누구한테나 중요한 보편타당한 가치인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오프라인 기말시험을 치러서는 안 된다.

 

김연서(문과대 영문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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