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에는 창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부서들이 있다. KU 개척마을도 그 중 한 곳이다. KU 개척마을의 주인이 될 개척자들이 단순히 창업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혁신적인 분야를 개척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KU 개척마을 조직도

 

  KU 개척마을에는 4개의 공간이 있다. 파이빌에는 끝없이 계속되는 원주율처럼 우리의 창의와 개척정신이 끊임없이 뻗어가길 바라는 염원이 녹아들어 있다. KUmakerspace는 원하는 물건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X-GARAGE는 이름 그대로 차고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 중 다수가 차고에서 먼저 시작한 점에서 개러지(garage)창업은 성공 기업들의 첫 모습 중 하나다. X는 수학에서 자주 쓰는 미지수로, 아직 알 수 없는 미래, 미지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실마리를 풀어가길 바라는 본교의 교육 철학이 담겨있다. KU-3DS는 지난 4월 개소식을 한 신규 공간이다.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곳

#1. 파이빌(π-Ville)

 

  파이빌의 시작

  2016613, 정경관과 미디어관 사이에 방치됐던 삼각형의 작은 땅에 공사가 시작됐다. 중고 컨테이너를 재활용해 건물이 올라갔다. 본교 대강당의 책걸상을 업사이클링한 테이블과 벤치가 안을 채웠다. 그렇게 완성된 파이빌과 함께 KU 개척마을의 역사가 시작됐다.

 

  입주팀 ‘OH-HO’

  파이빌은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다. ‘재학생 1명 포함이라는 유일한 조건만 맞추면 아이디어 개발, 취미활동, 공예 등 목적에 상관없이 모든 팀이 입주할 수 있다. 두 달에 한 번씩 입주자를 선발해 최대 6개월 동안 공간을 제공한다. 식물을 숙주 삼아 편리공생*하는 가상의 식물을 만드는 ‘OH-HO’팀은 주로 SK미래관에서 회의를 하다가 사무실의 필요성을 느껴 지난 달 입주했다. ‘OH-HO’의 팀원인 오현지(디자인조형학부 16학번) 교우는 재학 중에도 6개월씩 두 번 파이빌에 입주했는데 그 때의 좋았던 기억에 다시 파이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 편리공생 : 한 방향으로만 이득이 가지만 다른 한쪽에게 해가 되지는 않는 공생 관계

 

커피 타임

 

  지난 2, 파이빌 S동 펜트하우스는 입주팀원들로 가득 찼다. 학운위 아카디오(Archive+Studio) 팀에서 주관하는 커피 타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격달로 열리는 커피 타임은 창업, 창작 활동을 하는 입주팀원들을 한데 모아 서로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이 있는지 공유하는 네트워킹 행사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 오프라인으로 열린 이번 커피 타임에는 총 8팀이 참석했다. “IT 분야 전공자가 아니다보니 개발자를 뽑을 때 무엇을 보아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투자를 받고 싶은데 무엇부터 시작해야할까요?” 1시간 넘게 진행된 커피 타임에서 입주팀원들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모퉁이 영화제

 

  파이빌은 학생자치기구인 학생운영위원회(학운위)가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한다. 스튜디오 활용을 기획하고 입주팀 선발을 담당하며 각종 행사도 기획한다. 지난 달 30일부터 31일까지 학운위 펀(Fun)팀은 모퉁이 영화제를 개최했다. ‘여름이라는 테마에 맞게 30일에는 플로리다 프로젝트, 31일에는 맘마미아!’를 상영했다. 매일 저녁 7시 학생들은 파이빌 1층 야외계단에 앉아 영화를 즐겼다.

 

시네빌

  같은 날에 진행된 시네빌 상영회 : 누벨바그 영화제는 학운위 세미나팀에서 기획한 행사이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누벨바그(nouvelle vague, 새로운 물결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를 주제로 선정된 3편의 영화가 상영된 다음, 서울아트시네마 김보년 영화 프로그래머의 강연이 이어졌다.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메이커스페이스 세 곳
#2. 일반형 메이커스페이스
창의관 KUmakerspace
 
이론 교육을 듣는 왼쪽 이세진(생과대 생명공학17) 씨
3D 프린터 실습 교육을 진행 중인 매니저 장태훈(디자인조형19) 씨

  창의관 1층에 위치한 첫번째 메이커스페이스에는 가장 기본적인 장비들이 구비돼 있다. 각종 메이커톤이나, 해커톤, 장비 교육이 진행되고, 본교 학생들로 구성된 매니저가 운영한다. 교육에 참여한 이세진(생과대 생명공학17) 씨는 공모전 준비를 위해 해양 미세플라스틱 수거 필터를 제작하기 위해 3D 프린터 교육을 신청했다.

 
#3. 전문형 메이커스페이스
X-GARAGE, 주차장의 변신
 
민주광장에서 X-GARAGE로 통하는 길
X-GARAGE의 고성능 3D 프린터들
5월 5일 고대인의 날 행사에서 사용된 비행기는 X-GARAGE에서 제작되었다.
3D 프린터로 만든 정교한 모형들
입실렌티용 굿즈를 제작한 러너 한다빈(디자인조형 20) 씨

  파이빌의 컨테이너들은 아이디어 뱅킹 장소로는 좋지만 물리적 작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메이커스페이스 세 곳 중 가장 전문적인 장비가 많은 X-GARAGE러너가 운영한다. 고대인의 날 행사에 쓰인 비행기부터 입실렌티용 옷과 클래퍼, 부채까지 모두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주차장을 개조해 만든 이곳은 풀컬러 3D 프린터부터, 3D 스캐너, UV 커터 등 수많은 고가의 장비들이 즐비하다.

 
#4. 민간협업형 메이커스페이스
KU-3DS, with 다쏘시스템
 
CAD(제품 해석) 교육을 직접 진행하는 다 쏘시스템 관계자

  KUmakerspaceX-GARAGE에서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KU-3DS는 좋은 시제품 구현 장소가 된다. VR 케이브, 오큘러스 퀘스트 2, HTC 바이브 프로 같은 기계를 사용해 가상세계에서 재료 낭비 없이 시제품을 구현해볼 수 있다. 나아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다쏘시스템의 전문 파트너사인 VPK로부터 제품 컨설팅까지 받을 수 있다. 올해 426일에 개소식을 했고, 이제 실용화 직전 단계다.

 
김예락·문원준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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