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학교를 다니면서‘2만 고대 학우’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만큼 민족 고대의 대내외적 규모가 대단하다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다가오는‘고대 1백주년’은 고려대학교라는 브랜드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는 촉매로써 작용하고 있다. 이미 익숙해져 버린 중앙광장과 LG-POSCO관, 현재 공사 중인 1백주년 기념관은 고려대학교의 위상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 추가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스포츠시설과 문화시설을 합친 다목적 센터(가칭)이다. 고대신문 1478호에 나와 있듯이 다목적 센터는 스포츠시설의 기능, 기존 노천극장의 기능, 수익산업의 기능을 목적으로 올 7월 시공을 앞두고 있다. 또한 학교 홍보와 이미지 개선 또한 큰 목적으로 두고 있다고 한다.

고무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선진 외국에도 각종 운동시설은 단순히 운동 경기만이 아닌 종합적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국내에도 일부 대학교에서는 학생, 교직원은 물론이고 지역주민까지도 이용하는 다목적 스포츠 센터가 존재하고 있다. 교내에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종합 문화스포츠 시설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7월부터 착공하는 다목적 센터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노천극장은 갖가지 문화행사와 입실렌티 등이 펼쳐지는 학생들의 자치공간임이 분명하다. 고대신문 1478호에 나와 있듯이 다목적 센터 건설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그 부지가 노천극장이어서 반대(69.3%)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점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고려해봐야 한다. 이러한 반대는 새로 지어지는 다목적 센터는 언제나 그랬듯이 완공 후 학교 당국만의 건물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표현된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다목적 센터 건립 여부가 아닌 완공 후 활용방안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문제 해결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목적 센터를 학생들의 자치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고민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선결돼야 한다.

해결방안 첫 번째는 현재 체육교육과의 인원 및 시설들을 다목적 센터로 이전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학생들의 대표적 자치공간인 학생회관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되리라 믿는다.

학생회관은 누구나 인정하는 학생들의 자치공간이다. 이는 학관 내 공간을 실질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총학생회, 동연 및 각 동아리 방들이 들어서 있기 때문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다목적 센터를 책임지며 가꾸는 자원 봉사자들은 고대의 학생들인 체육교육과 학생들이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학교에서 용역을 준 경비원들이 관리하는 다목적 센터를 상상해보길 바란다. 우리는 다목적 센터에 마음대로 들어가지도 못 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또 이런 생각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체육교육과 학생들이 그러한 시설을 관리할 능력이 있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매해 진행되고 있는 거대 행사인 고연전은 총학생회 산하 체육국에서 대회 운영을 전담하고 있으며 해마다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든 학생들은 대부분이 체육교육과 학생들이다.

즉 이러한 경험을 통한 노하우는 다목적 센터 운영에도 적용돼 자원봉사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본다. 더욱이 스포츠시설 관리에 대한 전문적 지식은 체육교육과 정규강의를 통해서도 학생들에게 가르쳐지고 있다.

해결방안 두 번째는 교내 운동 동아리들의 이전이다. 이는 다목적 센터가 제 2의 학생회관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며 자연스럽게 현재 부족한 동아리 공간들이 해소되기까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착공할 때부터 공간에 대한 설계가 우선적으로 학생들의 활동을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 이미 설계도가 완성됐다면 폭넓은 협의를 거쳐 재조정을 하면 된다. 그리고 협의 과정에는 당연히 체육교육과 및 각 동아리 등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이 포함되어야 한다.

다목적 센터 건설은 상상만으로도 정말 즐거운 일이다. 공강 시간을 이용해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배우고 깨끗한 샤워장에서 샤워 후 다시 수업에 참석하는 모습. 그리고 비가 엄청 많이 오는 날 실내의 쾌적한 환경에서 응원가를 목이 터져라 부르는 모습. 어쩌면 다목적 센터에서 고연전을 치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상상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내음이 물씬 풍기는 살아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학교의 대외적 인지도만을 위한 전시용 센터는 안 될 것이다.

 문화스포츠 공간은 또 다른 형태의 도서관이다. 도서관이 학생들의 삶의 필요 요소를 체득시켜주는 지식공간이라면 다목적 센터는 삶의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생활공간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아름다운 공간으로 탄생시킬 수 있는 곳이 바로 착공 예정인 다목적 센터이다. 누가 뭐래도 분명한건 대외적 선전용이 아닌 학교의 핵심적 주체인 학생들이 새로운 형태로 자치 공간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내음 물씬 풍기는 살아있는 공간이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은 체육교육과 학생들을 대표하는 것이 아닌 본인의 사견임을 밝혀드립니다)

정규수(대학원 석사과정, 스포츠 경영)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