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연 취재부장
정세연 취재부장

  ○···매해 1월이면 민주광장이 눈사람으로 가득하오. 손바닥만 한 오리 눈사람도, 코털 달린 호형을 본뜬 것도 있소. 눈사람 호형과 어깨동무하고 사진이나 찍으려 했더니, 아뿔싸! 뒤쪽에 웬 흉한 병풍이 펼쳐져 있지 뭐요! 누리끼리한 병풍엔 한자 대신 한글로 ‘인문사회관 신축 예정부지’라 쓰여 있더군. 풍문을 들으니 그 건물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하오. 이미 인문사회관에서 ‘사회’가 빠졌소. 곧 ‘인문’도 빠지겠구려. 이에 한 호형이 말하길, “그럴 거면 아예 관짝에나 쑤셔 넣지 그러오?” 오호 통재라!

  ○···호형들, ‘웰컴키트’는 잘 받으셨소? 역병을 피해 숨어 지내던 아기 호형들은 받았다고 들었소. 상자를 열면 송곳니 두 개 달린 ‘호이’ 인형이 두 팔 벌려 환영해 줬는데, 올해부터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구려. 학교에 키트를 나눠 줄 돈이 없는 것 같소. 한 호형 갑자기 땅 치며 말하길, “상자에 든 학교배지는 내 유일한 자존심이오!” 옆에 있던 기자 호형도 불쑥 끼어들며, “그 안엔 고대신문도 있었단 말이오!” 에헤이, 다들 진정하시구려. 대신 매년 돌아오는 잔치를 더 크게 열어준다고 하오. 그런데 잠깐, 근래들어 부끄럼 많은 호형들이 돈다발을 몰래 던져주고 가지 않았소? 그 돈은 다 어디로 가버린 거요!

 

정세연 취재부장 yonse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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