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연 취재부장
    정세연 취재부장

 

  ○···흉흉한 소식이오. 의과대 호형 중 구할오푼이 휴학계를 냈소. 전공의 호형들은 가운을 벗어 던지고 있소. 꿋꿋이 진료 보는 호형이 있다고는 하지만, 고대병원에 의사가 부족한 건 좌우간 사실인 듯 보이오.

  그 덕에 응급실은 분주해졌소. 한 고대병원에선 심폐소생술을 요하는 ‘코드 블루’가 발생해도 의사가 오지 않는다고 들었소. 다른 고대병원은 4주 안에 수술해야 하는 유방암 환자에게 진료 지연을 통보했다는구려. 물론 연락은 모두 간호사가 돌렸다고 하오.

  ○···그대 의사 호형들의 행동에 점수가 매겨진다면 분명 10점 만점에 10점에 가까울 것이오. 이미 그대들끼리 똘똘 뭉쳤을뿐더러, 병원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데 성공했소. 그러나 무언가 빠졌소. 내가 보기엔 그대들의 점수는 딱 10분의 9.5 정도요. 댁들에겐 댁들 딴에는 정당한 분노를 ‘밥그릇 지키기’로 둔갑시키는 재주가 있기 때문이오. 0.5초만 생각해 보시오, 입을 열어야 서로 오해를 풀 수 있는 것 아니겠소?

  내 하나만 묻겠소. 그대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 때 가슴에 품은 건 환자요, 아니면 얄팍한 자존심이오? 기억하시오, 선서 때 펼친 손으론 메스를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는 뻣뻣이 편 손을 접어 메스를 잡으시오. 그때 비로소 그대들은 나머지 0.5를 채울 수 있을 것이오.

  잠깐, 분자에는 소수점을 쓸 수 없다고? 그거 아시오? 댁들은 바로 그런 점이 문제요!

 

정세연 취재부장 yonseij@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