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태(과기대 응용수리과학부) 교수

 

  대학원 졸업 후 약 3년간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조현태(과기대 응용수리과학부) 교수는 교원으로 대학을 다시 찾았다. “대학원 때까지만 해도 교수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어요. 연구소나 회사에서도 수학 연구를 계속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연구소에는 없는 학교의 활력이 그리워졌어요. 연구와 함께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가르침을 주고받고 싶어 교수가 됐습니다.”

 

  수학을 사랑한 학생

  조현태 교수는 고등학생 시절 수학의 매력에 빠졌다. “수학은 현상을 숫자로 나타냅니다. 주관적인 수사보다 객관적인 숫자로 표현하는 방식이 매력적이어서 수학을 공부하고 싶었죠.” 가장 좋아한 개념은 ‘극한’이다. “수를 무한히 나누다 보면 뭐가 될까? 머릿속으론 잘 안 그려지는데 결론이 나오는 게 흥미로웠어요. 현실에서 다루긴 애매한 부분이잖아요. 이런 게 제가 수학을 공부하려는 이유입니다.”

  수학을 계속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조 교수는 포항공대 수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대학 시절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으면 하지 않는 학생이었다고 회상한다. “수학과면 당연히 수학만 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교양 수업, 과학 수업, 심지어 글쓰기 수업까지 들어야 했죠. 정해진 교육과정을 지키지 않고 수학을 몰아서 듣는다든지 듣고 싶은 걸 들었어요. 제 마음대로였죠.” 그러나 대학원 진학 시기에 당시의 선택을 조금 후회했다고 설명했다. “겪어 봐야 문제를 아는 타입이었거든요. 졸업할 때쯤 보니 제 연구가 결국 과학과 연관돼 있는 것이었는데 뒤늦게 대학 1학년 과정부터 다시 공부하려니 어렵더라고요. 미리 알아뒀다면 대학원 진학이나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조 교수는 과학적 기계학습을 연구한다. “옛날에는 주로 과학자들이 직관을 통해 물리 법칙을 발견했죠. 최근엔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기술과 장비가 발달하며 분석 분야가 다양해졌어요. 데이터를 직관으로만 다루기엔 정보량이 많으니 인공지능을 활용해 파악합니다.”

수학과를 졸업한 그가 인공지능에 발을 들인 것은 대학원 통합과정 시기 화두였던   ‘알파고’의 영향이다. “알파고가 어떤 원리로 학습하는지 궁금했어요. 파고 들어가 보니 함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더라고요. 결국 함수를 디자인해 내가 풀고 싶은 문제에 적용하는 게 인공지능 연구인 거죠.”

 

  학생 위하는 병아리 교수

  새롭게 임용된 조 교수는 이번 학기부터 고려대에서 ‘확률론’ 강의를 진행한다. “전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면 제껴버리는 성격이에요. 공부도 마찬가지로 왜 하는지 모르겠으면 안 잡히더라고요. 교과서엔 없는 내용일지라도 이 공부가 왜 필요한지, 살아가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함께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학부 시절 제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수업하시는 교수님의 마음은 저한테도 느껴졌어요. 저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수업을 진행하고자 해요.”

  그는 초임 교수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블랙보드 사용법도 어렵더라고요. 계속 공부해도 아직 모르는 것투성이입니다(웃음).” 연구 분야인 과학적 기계학습에 대한 조언도 건넸다. “수학적 내용과 기계학습 분야를 모두 알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수 있어요. 생각해 보면 저도 수학만 하다가 알파고 이후로 기계학습 분야에 발을 들인 거거든요.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죠.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부담 갖지 말고 저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글 | 김아린 기획2부장 arin@

사진제공 | 조현태 교수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