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총학생회(회장=정태호·정경대 행정05, 이하 안암총학)가 등록금 관련 투쟁을 가시화하는 가운데 학생과 학교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안암총학은 지난 6일(금) 학생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 발동을 시작으로 교육투쟁을 진행 중이다. 지난 9일(월) △2009학년도 등록금 인하 △반값등록금 공약 실현 △입시의혹 해명 촉구 등을 목표로 ‘교육권리찾기 선포대회(이하 선포대회)’를 개최했으며, 이어 지난 13일(금) 오후 8시엔 ‘교육권리찾기 실천단 교양대회 및 발족식’(이하 발족식)을 열었다. 또한 지난 13일(금) 2006년 본교를 자퇴한 뒤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정 모 씨를 추모하는 기자회견과 추모대회를 진행했다. 정태호 안암총학회장은 “정 씨의 현실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라며 “이러한 삶이 누군가에게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를 알리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암총학은 등록금 동결이 결정된 이후 계속적으로 등록금 인하를 학교 측에 요구하고 있다. 발족식에선 등록금넷 간사인 조민경 씨를 초청해 등록금 인하 운동이 필요한 이유에 관한 강연을 마련했다. 조 씨는 지난 97년 외환위기 당시 등록금 인상률 현황표를 예로 들며 “당시 외환위기로 98년과 99년의 등록금이 대부분 동결됐지만 경제가 조금 나아진 2000년에는 9%를 상회하는 등록금 폭등이 있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 안암총학 측은 “이에 비춰볼 때 정부차원에서 등록금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반면 학교 측은 등록금 문제를 안암총학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본교 학생처 관계자는 “기부금을 통해 모은 경제위기극복특별장학금 50억원으로 사실상 2.3%의 등록금 인하 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현재의 등록금은 사실상 인하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박했다. 또한 예산절감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등록금을 동결시킨 상황에서 등록금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씨의 죽음에 대해서도 안암총학 측이 정확한 정황 파악없이 등록금 문제와 연결 짓는 것 같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양측의 주장은 올해 등록금책정자문위원회가 출범한 당시부터 시작된 것으로, 2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달라진 것이 없는 상태다. 박현승(경영대 경영07) 씨는 “안암총학이나 학교 양측 모두 서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의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심화되는 것 같다”며 “서로 공유와 홍보가 원활하게 이뤄져 잘 타협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본교와 달리 경희대, 동덕여대 등 일부 대학에선 합리적인 논의과정을 거쳐 학교·학생 양측이 모두 만족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경희대는 지난 2006년 학생들이 총투표를 통해 결정한 등록금 재협상 건의를 받아들여 등록금 인상문제를 원점에서 재논의했다. 당시 경희대의 한 관계자는 “재논의 과정에서도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학생들이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해 등록금 인하를 요구할 경우 이를 충분히 반영할 방침”이라 밝히기도 했다. 또한 동덕여대는 학교와 총학생회가 논의를 거쳐 지난 2007년 서울 주요대학 중 유일하게 등록금 동결에 합의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손장권(문과대 사회학과) 교수는 “진취적인 입장의 띄는 학생과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학교가 정치·사회·경제적인 현실상황의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을 달리 보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본다”며 “서로의 생각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변화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본교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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