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아이스하키부가 올해 창단 70주년을 맞이했다. 고대신문은 ‘아이스하키부 창단 70주년 특집’으로 1931년부터 오늘날까지 아이스하키부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아이스하키부 탄생
본교 아이스하키 역사는 시작부터 연세대와 함께했다. 연희전문학교(이하 연전)는 1931년에 빙구팀을 창단했고, 보성전문학교(이하 보전) 빙구팀은 1939년에 만들어졌다. 보전과 연전이 처음으로 맞붙은 것은 1940년 1월 조선신궁대회.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했던 보전은 연전에 0대 9로 패하고 만다. 하지만 2년 뒤인 1942년 조선신궁동계대회 일반부 준결승에서 보전은 연전을 상대로 5대 4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다.
일제의 체육활동 금지령으로 활동을 멈춘 본교 빙구부가 다시 모인 때는 1946년이다. 본교는 1946년 제1회 종별 빙구리그 대학부 결승전 우승을 시작으로 1955년까지 10년동안 연세대에 7승 5패를 기록했다. 당시에 활약한 선수는 △이강열 △이기주 △정규택 △최건희 △홍덕영 등이다.

1956년 전국체육대회 결승 연세대전. 본교 빙구팀에 시련이 찾아온다. 우리 선수들은 연세대에 우호적인 심판판정에 항의하다 본부석에 진열된 우승트로피를 떨어뜨렸다. 주최 측 과민반응과 언론 오보는 고려대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게 된다. 이에 학교 당국은 몇몇 선수를 처벌했고 전 종목 체육선수들에게 출전금지령을 내렸다. 본교 빙구팀은 시련을 딛고 1961년 전국종별리그 연세대전에서 10대 0 대승을 거뒀고, 1964년까지 2승 2무를 기록한다.

정기전, 그 위대한 서막

1987년 고연전 아이스하키 경기의 한 장면. 당시 경기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로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다. 결과는 5:4로 본교의 승리.
아이스하키는 1965년부터 정기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2008년까지 정기전 종합전적은 14승 6무 17패로 연세대가 근소하게 앞선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1965년부터 1979년까지 8승 2무 2패로 본교가 우세했다. 당시 본교 아이스하키부 선수였던 정기련(경영학과 73학번)씨는 “아주 가끔 졌던 기억도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은 우리가 좋았다”며 “특히 선수들 사이에 정기전만큼은 절대로 질 수 없다는 암묵적인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때 활약한 선수에는 △김광환 △민병찬 △신현구 △양병직 등이 있다.

1980년대 전적은 4승 4패다. 당시 우리팀 골리였던 김증태(경제학과 81학번)씨는 “이 때에도 대외 경기에선 우리가 연세대를 거의 다 이겼다”며 “이상하게 정기전 때만 되면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졌다”고 말했다.

1990년대에 주도권은 연세대로 넘어간다. 전적은 2승 1무 6패. 일부 사람들은 당시 연세대의 갑작스러운 전력 상승이 ‘조기스카웃’ 때문이라고 말한다. 익명을 요청한 아이스하키 관계자은 “연세대가 중․고등학교 저학년 유망주들을 비정상적인 루트로 스카웃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다른 학교의 선수 수급 뿐 아니라 아이스하키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엎친데 덮진 격으로 본교 또한 이 시기에 아이스하키부 관계자가 부정사건에 연루돼 시련을 겪는다.

2000년 이후 정기전 전적은 3무 5패로 여전히 우리가 열세다. 하지만 본교 아이스하키부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6년에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위해 석탑건설과 동원산업 아이스하키팀 감독을 역임한 김광환 총감독과 러시아 아이스하키리그 출신 빅터 리 감독을 영입했고, 2008년에는 선수선발과 팀 운영의 투명성을 다짐하는 체육위원회 비전선포식을 가졌다. 선수들의 실전경험을 위해 지난 20일(금)부터 오늘(23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와세다대학과 두 차례 평가전을 가졌다. 김광환 총감독은 “아이스하키부가 한동안 침체된 것이 사실이지만 효율적인 훈련과 체계적인 팀 관리를 바탕으로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며 “코치진과 선수가 하나가 돼 앞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신입생 및 졸업생 현황

지난해 고연전 종료 후 선수들의 모습. 본교 빙구부의 가장 큰 장점은 끈끈한 우정과 열정이다.
올해 아이스하키부는 10명의 새내기를 충원했다. 공격수 △박상민 △신형윤 △한승배 △이원재 △이민우 △이찬휘, 수비수 △이상원 △방준호 △민권기와 골리 이승엽이 그 주인공. 이들 중 발군은 경성고 출신 신형윤(사범대 체교09)이다. 신 선수는 안정적인 스케이팅과 골결정력을 갖춘 선수로 고교시절에 이미 러시아 아이스하키리그 입단 테스트를 받은 바 있다. 또한 경복고 출신 이승엽(사범대 체교09)선수는 올해 졸업한 김유진(하이원)선수의 뒤를 이을 수문장으로 기대받고 있다. 경복고 체육교사 김성배씨는 “승엽이는 고교시절 상황판단이 냉철했고 쉽게 흥분하지 않았다”며 그를 ‘타고난 골리’로 평가했다. 본교 아이스하키부 최태호 코치는 “고교시절 기량보다는 앞으로 얼마나 팀 훈련을 잘 소화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전까지의 습관을 버리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가 대학에서 성공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올해 졸업한 선수들의 프로진출은 성공적이었다. 아이스하키부 선수 5명 중 조민호 선수가 전체지명 1순위로 안양한라, 김유진과 안현민 선수는 각각 전체지명 2, 3순위로 하이원에 입단했다. 이밖에 박준홍 선수는 본교 일반대학원에 진학했고, 김찬희 선수는 군 입대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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